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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KIST 개발 ‘먹는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 5000억원에 수출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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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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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창업한 연구소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와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 물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개발 및 상업화 단계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와 계약금을 합해 총 3억7000만달러(약 5037억 원) 규모로 정부 출연 연구 기관의 기술수출 사례 중 역대 최대 금액이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IST 창업 기업인 큐어버스가 지난 16일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 이 같은 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계약 대상 기술은 약으로 먹는 ‘치매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물질 ‘CV-01′이다. 이번 계약으로 안젤리니파마는 CV-01에 대한 글로벌 개발·판매권을 갖게 된다. 한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개발·판매권은 큐어버스가 보유한다. KIST는 큐어버스에서 기술료 수익금의 20%를 지급받는다.

과기정통부와 KIST에 따르면, CV-01을 투약하면 특정 단백질(Keap1과 Nrf2)의 방어 체계가 활성화돼 아밀로이드베타(Aβ) 단백질이 뇌에 과다하게 쌓이는 것을 억제하고, 뇌의 신경세포 염증을 줄인다. Aβ 단백질 축적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실험쥐에게 CV-01을 투약했을 때 정상 실험쥐와 유사한 수준의 학습·기억 능력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기덕 KIST 뇌질환극복연구단장은 “CV-01은 뇌 염증을 방어하는 스위치를 켜는 역할을 한다”며 “결과적으로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인지 기능을 개선해 알츠하이머에 효능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안젤리니파마와 계약한 큐어버스는 “단계별 기술료를 포함한 약 5000억원은 2~7년 사이에 모두 수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업화에 성공하면 매출 로열티는 별도로 받게 된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서 CV-01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큐어버스는 2026년 임상 2상에 진입하고 파킨슨병과 뇌전증 등 다양한 뇌 신경계 질환에 적용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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