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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美 대선 코앞, 뜻밖 복병…투표소 관리할 사람이 없다,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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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부 지역은 투표소 관리 문제로 고심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투표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며 투표소 관리 등 선거 업무를 맡을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선거관리 업무 담당자들이 과중한 업무와 폭력·살해 위협에 시달리는데도 보수가 낮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미국에선 약 5000곳의 지역 선거 당국이 연방 차원의 선거 관리를 책임진다. 미 선거지원위원회(EAC)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중간선거의 경우 전국에 약 9만 5000개의 투표소가 설치됐다. 투표 관리 인력만 총 64만5000명이 고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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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투표장에서 사전 투표를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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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대선이 코앞인데도 아직 투표사무원과 안내 요원을 구하지 못한 지역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선거인력 채용 단체인 '파워 더 폴스'에 따르면 경합주인 네바다·애리조나·위스콘신 등은 투표소 설치 인력과 대선 당일에 일할 사람을 아직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선거 당국이 구인난에 시달리게 된 건 미국 내 진영 갈등으로 투표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부정 선거 때문에 패배했다고 주장하면서 일부 극성 지지자들이 선거관리 요원을 공격할 우려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2020년 선거 당시 디트로이트에서는 트럼프 지지자 수백명이 부재자 투표 개표 현장에 몰려가 자원봉사자들을 위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당시 선거 종사자들을 겨냥한 살해위협과 폭력 행위는 100건 이상 신고됐다. 미국 법무부는 올해 대선에서도 선거 업무 종사자에게 위협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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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서 열린 타운홀 행사장 밖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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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찰스턴 카운티 선거위원회 책임자인 아이잭 크래머는 FT에 "선거관리 요원의 안전 문제가 가장 큰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선거 종사자가 노동강도에 비해 일당이 적다는 점도 구인난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캔자스주의 존슨 카운티의 경우 대선 당일 투표소에서 일할 직원 모집에 10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지만, 이후 교육 과정에서 상당수 지원자가 이탈했다. FT는 "대선 당일 새벽 5시부터 15시간 일하는데도 일당이 150~200달러(약 20만5000원~27만3000원)에 그치자 실망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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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설치된 청소년 주도의 선거 유세 행사 사무실의 모습. 증오에 맞서 뭉치자는 구호가 적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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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FT에 따르면 뉴저지주 버겐 카운티 선거 당국은 법 개정을 통해 선거 종사자의 연령 하한 기준을 16세로 낮췄고, 고등학생 350명을 대선 당일 투표소에서 근무하게 조치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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