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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이스라엘 '헤즈볼라 돈줄' 은행 공습…"무장대원 월급도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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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알카르드 알하산을 노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레바논 베카 계곡의 한 건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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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돈줄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을 공습했다. 특히 현금 보관소 등을 집중 공격하면서 헤즈볼라가 대원들에게 봉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현지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이 20일(현지시간) 헤즈볼라와 연계된 대출기관 ‘알카르드 알하산’ 지부 세 곳을 공습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고위 정보 당국자는 미국의소리(VOA)에 “(이스라엘의 공습은) 헤즈볼라가 종전 후 재건 할 수 있는 경제 능력을 겨냥한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아랍어로 ‘자비로운 대출’을 뜻하는 알카르드 알하산은 명목상으로 이슬람법에 따른 무이자 소액 대출 위해 1983년 설립된 비영리기관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이 기관이 헤즈볼라의 위장단체로, 은행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대출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안보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가 지난 7월 펴낸 자료에 따르면, 알카르드 알하산은 금과 외화를 담보로 레바논인에게 대출했고,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헤즈볼라로 흘러들어갔다. 이를 통해 레바논 최대의 금 보유 기관이 된 헤즈볼라는 건설‧태양광 사업 등에 뛰어들 수 있었다고 한다.

알카르드 알하산은 대출 뿐만 아니라 자금 예치 기능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레바논이 경제난으로 은행들의 업무가 마비되면서 알카르드 알하산에 맡기는 게 보다 안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실상 은행 역할을 한 셈이다.

서방은 알카르드 알하산을 헤즈볼라의 돈줄로 인식하고 일찌감치 제재에 들어갔다. 자금 세탁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07‧2016‧2021년 등 알카르드 알하산과 관계자들이 수 차례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2021년 제재 당시 미국은 알카르드 알하산이 5억 달러(약68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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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레바논에서 날아온 로켓을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요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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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스라엘은 지난 9월 레바논에 공격을 개시한 초기부터 알카르드 알하산 관련 사무소를 표적으로 삼았다. 레바논 현지매체들은 최근 “이스라엘이 금고를 목표로 공습하면서, 알카르드 알하산이 재정 위기에 빠졌다”고 전했다. 헤즈볼라가 대원들에게 봉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0일 국경 지대에서 만난 이스라엘군 장병에게 “우리의 목표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헤즈볼라) 지역을 완전히 청소하는 것”이라며 “헤즈볼라는 붕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다. 19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최소 87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4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토르 베네슬란드 유엔 중동특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민간인에 대한 계속되는 공격을 규탄한다”고 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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