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새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했다. 대화 내용을 기억해 상황과 맥락에 맞춘 ‘초개인화’ 한 답변을 제공하는 AI 비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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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카카오는 22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if kakao) AI 2024’를 열고 카나나를 선보였다. 카나나란 이름은 ‘가장 나다운 AI’라는 뜻을 담고 있다. 카카오에 네이티브(Native), 내츄럴(Natural) 등 단어를 조합해 만들었다. AI 시장에선 후발 주자로 분류되는 카카오가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AI 서비스인 만큼, 정신아 대표가 직접 발표자로 나서 카나나의 차별점을 소개했다. 그는 “일상의 다양한 맥락 속에 각각 자아가 존재한다. 이를 이해하고 개인화 한 결과값을 낼 수 있을 때 가장 나다운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런 방향성을 담아 카나나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if kakao) AI 2024’에서 AI 서비스 카나나를 소개하는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의 모습. 카나나는 개인 AI 메이트 나나와 그룹 AI 메이트 카나라는 캐릭터를 통해 구현된다. 두 캐릭터와 대화를 주고 받는 방식으로 AI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진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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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나, 어떻게 쓰나

카나나는 기존 카카오톡(카톡) 등이 아닌, 새로운 앱으로 구현되는 AI 메이트(친구) 서비스다.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을 수 있고, 여러명이 참여하는 단체 대화방에서는 매니저 역할을 맡길 수 있다. 서비스는 개인 메이트인 ‘나나(nana)’와 그룹 메이트 ‘카나(kana)’를 통해 구현된다. 나나는 1대1 대화나 단체 대화 등 이용자가 카나나로 주고 받은 모든 메시지를 기억, 이를 기반으로 감정과 취향까지 고려한 초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한다. 반면 카나는 자신이 포함돼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주고 받은 메시지만 기억한다.

이용자가 ‘부산 컨퍼런스’에 대해 카나나로 회사 동료 및 AI와 대화를 나눴다면, 나나가 이를 기억했다가 행사가 끝난 뒤 “컨퍼런스 어땠어? 내가 추천한 식당은 괜찮았어?”라고 먼저 말을 걸 수 있다. 또 친구들과 저녁 모임에 대해 얘기하면 사전에 일정을 알려주고, 준비물과 장소 등도 추천해 준다. 카나의 경우 스터디모임방에서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퀴즈를 내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채점도 해준다. 가족대화방에선 “숙소 추천해줘”라고 하면 그동안 나눈 대화를 통해 가족들 취향을 예측, ‘전망 좋고 힐링할수 있는 가성비 숙소’를 알아서 추천한다. AI와 대화는 텍스트 뿐 아니라 음성으로도 가능하다. 카나나는 모델 용량에 따라 각각 카나나 플래그와 에센스, 나노라는 이름이 붙은 자체 개발 언어 모델로 구동되며 필요에 따라 외부 AI 모델 역시 사용할 예정이다.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기존 AI 서비스는 대부분 1대1 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룹 단위로 도움을 주는 AI는 카나나가 글로벌 최초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아 대표는 22일 카카오가 연구 개발 중인 언어모델, 비주얼 생성형 모델 등 주요 생성 AI 모델들도 소개했다. 언어모델의 경우 용량에 따라 카나나 플래그, 카나나 에센스, 카나나 나노로 분류된다. 윤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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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대화도 기억해?

원래 이용해오던 카톡 대화 기록은 카나나가 기억·분석하는 대화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 카나나를 통해 새로 이뤄진 대화 내용에 대해서만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 기존 카톡에 서비스를 더하는 방식 대신, AI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이용자층을 새 앱으로 공략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이 성과리더는 “AI 데이터와의 연결, 이를 통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능 제공을 위해선 기존 틀을 과감하게 깨는 실험적 시도와 변화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 관계자는 “카톡과 플랫폼 차원에서 유사성이 있을수 있지만, 다른 성능과 특징을 가진 서비스라 AI에 관심이 높은 이용자층을 통해 새 시장을 창출할 걸로 기대한다. 기존 카톡 대화 학습이나 친구목록 공유 등의 운영 정책은 논의를 더 거친 뒤에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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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나 출시, 왜 중요해?

카나나는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 속에서 선보이는 서비스다. 2022년 10월 15일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촉발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시작으로,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확보 과정에서 비롯된 사법리스크와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 정부의 주력 계열사 제재와 수백원대 과징금, 정치권과 여론의 부정적 시각, 실적 부진과 노사 분규 등 온갖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전을 위해 꺼낸 회심의 카드인 셈. 게다가 카카오는 앞서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코GPT 2.0’의 공개를 연기하는 등 AI 기술 개발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상황이다. 정신아 대표가 취임 뒤 가장 공을 들인 것도 AI 관련 조직 개편과 카나나의 개발 방향성을 잡는 일이었다. 카카오가 스스로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전제 조건이 카나나의 성공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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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빅픽처는?

카카오는 올해 안에 카나나 사내 테스트 버전을 출시하고,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동시에 개발 중인 언어모델과 이미지·영상·음성 생성 AI의 고도화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전환하는게 목표. 카카오가 택한 방향성은 ‘성능 경쟁보단 누구나 쓰기 편하고 활용도가 높은 AI’, 즉 서비스 중심의 AI다. 정 대표는 “카카오의 5000만 이용자들이 첨단 기술을 더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의 서비스화에 힘 쏟고 있다”며 “원하는 순간에 말을 걸어주고 일상의 안부를 물어주며 기술이 어려운 사람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청소년과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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