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급감하는 나라에서 지금 같은 경제·복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년 연장 외에 방법이 없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을 현행 59세에서 64세로 늦추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행안부의 정년 연장 로드맵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나이와도 일치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예컨대 올해 60세로 퇴직하는 1964년생이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63세다. 현행대로라면 3년의 소득 공백이 생기므로 정년도 그만큼 늦춘 것이다. 정년이 길어져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기간이 늘어나면 연금재정 고갈 위험성도 낮아지고 노동자가 받는 연금액도 늘어난다.
정년 연장 필요성에는 청년 세대와 기업도 공감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20·30대 10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80%가 정년을 연장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적정 정년은 65.8세였다.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이 기업 46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79.8%가 정년 연장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숙련 노동자 활용이 가능하고, 고용 안정성 증가로 직원의 사기가 오른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차제에 ‘노인 나이 65세’도 재검토해야 한다.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 당시 66.1세이던 평균수명은 현재 83세 안팎으로 늘었다. 고령화 문제를 먼저 겪은 일본과 유럽은 이미 노인 나이 기준을 높였다. 이중근 대한노인회장(부영그룹 회장)은 이날 노인 기준 나이를 연간 1년씩 단계적으로 올려 75세로 상향 조정하자고 요구했다. 인구 절벽은 이미 기정사실이 됐다. 노동력이 줄고 내수가 위축돼 경제 활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행안부의 이번 조치가 사회의 정년 연장과 새로운 노인 나이 기준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이 기업 46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년 연장 조사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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