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2 (화)

“명태균, 김건희 여사한테 돈 꼭 받아오겠다 말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진행·보고한 대가로 그해 6월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이는 가운데, 공천을 받은 김 전 의원도 이를 시인하는 발언을 한 녹취가 확인됐다.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출석해 이런 내용을 증언했다.



이날 한겨레가 입수한 김 전 의원과 강혜경씨가 지난해 5월2일 나눈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강씨가 “본부장님(명태균씨)은 우리가 대선 여론조사를 해서 의원님(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 이렇게 말씀하시거든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은 “명 본부장이 (여론조사를) 해서 내가 도움을 받을 그런 영향을 받은 거는 맞지만, 그거는 그냥 도움받은 거로 감사해야 하지”라고 답한다. 3주 뒤인 5월23일 통화에서도 김 전 의원은 “덕을 봐서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내가 사실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어떻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감당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또한 강씨에게 “이제 깨(까)놓고 얘기해서 명태균이가 바람 잡아가고 윤석열 대통령을 돕느라고 벌어들이는 돈의 대부분을 거기다 썼잖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선거운동 비용으로 명씨 쪽이 진행한 여론조사 비용을 댔던 대구시의원·고령군수 출마 예비후보자들에게 6천만원을 갚았으며, 국회의원 세비 절반을 명씨에게 정기적으로 건네온 사실이 최근 확인된 바 있다.



강씨는 이날 법사위 국감에서 명씨가 윤석열 후보를 위한 여론조사를 한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한겨레가 확보한 지난해 5월23일 오전 11시55분 통화 녹음에서도, 강씨는 김 전 의원에게 “대통령 선거 할 때 우리(미래한국연구소)가 자체 조사를 엄청 많이 했었어요. 공표 조사하고 자체 조사하고 거의 매일 하루에 막바지에는 하루에 두번씩도 돌리고 했었거든요”라며 “이제 본부장님(명씨)이 ‘김건희 여사한테 돈을 받아오겠다’고 저한테 청구서를 만들어라 하는 거예요. ‘조사했던 비용하고 니 인건비하고 등등 들어갔던 거 청구서를 만들어라’고 하셔서 만들어 드렸었어요. 돈 받아올게 꼭 받아올게 하고 서울 가셨거든요”라고 말했다.



명씨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직후인 2021년 4월부터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 사이 81건의 대선 후보 관련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머니투데이·뉴데일리 등 언론사 의뢰로 진행된 공표용 조사가 58건(21년 4월18일~22년 3월2일), 미공표된 자체 조사가 14건(21년 5월14일~22년 1월7일), 대선 직전 매일 이뤄진 ‘면밀조사’(22년 2월28일~3월8일)가 9건이다. 이 조사 상당수가 윤석열 후보를 위한 맞춤용 조사라는 의혹이 크다. 이에 앞서 한겨레가 입수한 미래한국연구소의 ‘대선 관련 내역서 결과’를 보면 총 3억7520만원이 소요됐다.



하지만 여론조사 비용 수금은 불발됐고, 이 돈은 2022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은 김 전 의원이 대신 갚는다. 강씨는 이날 국감에서 김 전 의원이 국회의원 세비를 절반씩 명씨에게 보낸 이유에 대해 “공천에 기여를 했다. 총 9600만원이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화 녹취를 확인하다 보니 김 전 의원의 보궐선거 때도 조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론조사 결과) 그래프를 그려서 보내달라는 (명 대표의) 이야기도 있었다”고 했다.



한편, 강씨는 이날 법사위 국감에서 ‘명태균이 김 여사와 통화한 음성을 스피커폰으로 튼 적이 있느냐’는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문에 “그렇다. 그중 하나가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였다”고 말했다. ‘그 오빠는 누구를 지칭하느냐’는 질문에는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씨는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받은 윤 대통령이 당시 명태균에게 칭찬이나 격려를 한 적 있느냐’고 묻는 말에는 “(윤 대통령이) 흡족해한다는 말을 (명 대표가)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채윤태 곽진산 김완 기자 chai@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