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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이공계 위기는 학생 탓? 떠나는 교수들 "공부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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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반도체, 양자, 바이오.

불과 3년 뒤, 이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이 34만 명이나 부족할 거라고 하는데요.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돼 왔는데, 정작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들도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무슨 일인지 문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카이스트, 포항공대와 함께 전국 5대 과학중점대학인 대구경북과기원.

등록금부터 생활비까지 폭넓은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올해 이공계 특성화대 수시 경쟁률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곳에선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금정우/대구경북과기원 학부생]
"실험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실험 기자재들을 전부 빼는 그런 절차가 진행되고 있더라고요."

교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금정우/대구경북과기원 학부생]
"(교수님이) 미안하지만 이제 여기를 떠나야 될 것 같다…"

지난 3년 동안 전체 교수 139명의 약 10%인 14명이 이곳을 떠났습니다.

14명 중 13명은 에너지공학과나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이들이 향한 곳은 서울 소재 대학입니다.

[대구경북과기원 관계자]
"(좋은 처우를 위해) 3년 정도 특훈 교수제로 임명을 해드리고 1억 원 정도를 이제 지원해주고 (하는데도…)"

울산 과기원에서도 올해 교수 11명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배터리나 AI 연구자 수요가 늘다 보니 교수 스카우트가 잦아진 건데,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박종래/유니스트 총장(지난 17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
"자녀 교육에 따른 주거 문제가 가장 크다고…"

가장 큰 문제는 대학원생들입니다.

교수들이 연구 과제는 물론, 실험장비까지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대구경북과기원 박사과정생(음성변조)]
"약간 계약 사기를 당한 느낌…(졸업을) 내년쯤에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교수를 따라갈 수도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그마저 녹록지 않습니다.

[대구경북과기원 박사과정생(음성변조)]
"아무리 월세가 싸도 연희동이나 신촌 쪽으로 가게 되면 이제 확 뛰니까…"

저출생과 이공계 기피 현상 속에 어느 때보다 필요하지만, 갈수록 줄고 있는 과학 인재 풀.

[이준석 의원/국회 과방위·개혁신당]
"좋은 교수님들이 많이 이직해 버리니까 학생들이 더 안 들어오고 이렇게 되면 지방과기원들이 공동화되는 것이거든요."

학생들은 의대로, 교수는 수도권으로 향하면서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중점대학마저 존립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MBC뉴스 문다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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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김지윤 문다영 기자(zer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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