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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우크라 점령지에 인공기가? "공포심리 조장 위한 심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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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는 "북한군, 우크라 돈바스에 출현할지도"

머니투데이

우크라이나 언론인 안드리 차플리엔코 명의 텔레그램 계정에 북한 인공기가 러시아 국기와 나란히 게양된 사진이 게시된 모습./사진=텔레그램 캡처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북한 인공기가 러시아 국기와 나란히 걸려있는 사진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북한군이 전장에 합류했다는 상징을 세워 우크라이나 군을 위축시키기 위한 심리전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RBC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뉴스 등에 따르면 현지 매체인 안드리 차플리엔코는 텔레그램을 통해 인공기가 러시아 국기와 함께 게양된 사진을 공개하며 이곳 위치로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한 마을 근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차플리엔코는 사진과 함께 게시한 글에서 "적의 심리전일지도 모르지만 북한군이 돈바스에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돈바스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 일대를 아우르는 지명으로 러시아가 침공한 지역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지명을 받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가짜뉴스 대응 센터장으로 활동 중인 안드리 코발렌코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공포를 조장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코발렌코 센터장은 "러시아에 주둔 중인 북한군이 실제로 1만2000명임에도 수십만 명인 것처럼 사실을 왜곡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북한 파병설을 부인했지만, 우크라이나 군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또 "앞으로도 계속해서 북한 인공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돌 것"이라며 "북한 인공기 사진이 실제로 (러시아 국기와 나란히) 게양됐는지, 아니면 포토샵으로 조작된 사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일부러 인공기를 우크라이나 측에 노출 시키거나, 조작한 인공기 사진을 유포하는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심리전을 걸어올 것이란 취지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러시아 측 전사자, 부상자가 하루 1200명씩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북한군이 전선에 배치된다면) 북한군은 빠르게 소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크라 전선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북한군이 올해 겨울 동부전선 포크롭스크 등 주요 지역을 점령하기 위한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연합군연구소 소속 군사 전문가 샘 크래니-에반스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진지 구축, 물자 운반 등 러시아 군 지원 업무를 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선 후방으로 침투해 러시아 군 포로 구출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중요한 드론전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험을 목적으로 한 훈련만 소화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북한군이 전선에 투입된다 해도 큰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 인터뷰에 응한 현역 군인 5명은 북한군은 전투 경험이 없고 우크라이나 전장이 처음인 데다, 언어장벽 때문에 러시아군과 원활히 협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한국과 협력해 북한 군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도록 설득하기 위한 특별 정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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