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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尹 "당도 싸워달라" 韓에 불만…친한계 "이재명보다 못한 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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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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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회동 다음 날인 22일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은 거칠게 충돌했다. 회동의 내용뿐 아니라, 대화가 오간 테이블의 형태와 언론에 공개된 사진을 두고서도 양측은 건건이 부딪쳤다.

이날 충돌은 용산이 침묵을 깨며 본격화했다. 대통령실은 당·정이 한목소리를 내자는 취지로 전날 회동 결과 브리핑을 한 대표 측에 맡겼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휴대폰을 끈 채 언론 응대도 삼갔다. 정작 친한계 인사들 사이에서 “한 대표의 쇄신 요구에 윤 대통령이 답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며 ‘빈손 회동’이란 부정적 보도가 쏟아지자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사실상 반박 브리핑을 통해 회담 결과를 알렸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주장한 3대 요구(인적 쇄신, 활동 중단,각종 의혹 해소)에 윤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소상히 적어주면 판단해보겠다”고 대응한 점부터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우리 의원들이 헌정을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할 경우 나로서도 어쩔 수 없다”는 구체적 워딩까지 이례적으로 모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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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인천 강화풍물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재보궐선거 감사 인사를 한 뒤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용철 강화군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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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통령실이 회동 당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야당의)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싸워주면 좋겠다”며 “‘당정이 하나가 되고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 당을 성공시키는 것’이란 말을 전했다고 밝힌 점은 여러 해석을 낳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말을 듣기만 한 게 아니라, 한 대표의 정치에 우회적인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 읽힐 수 있어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는 민감한 정치 현안을 두고 용산과 야당이 부딪칠 때 침묵했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국회가 김 여사에 대한 국정감사 동행명령을 처리한 데 대해 “저열하고 폭력적인 정치 행태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 당 대표의 방탄을 위해 검사 탄핵과 사법부 겁박도 모자라 동행명령을 남발한 것”이라며 야당과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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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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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친한계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굉장히 씁쓸해했다. 김건희 여사 블랙홀이 모든 것을 빨아들임에도 대통령실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 같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을 24분간 기다린 것을 두고서 “안에 앉아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밖에서 계속 서 있게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 파병과 관련해 나토 사무총장과의 통화가 길어져 늦었다”며 “한 대표 곁에서 홍철호 정무수석이 수차례 설명했고, 윤 대통령도 도착해 양해를 구했다”고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이 전날 배포한 회담 사진에 대해선 “책상 앞에 윤 대통령이 두 팔을 올려놓고 앉아계시고, 앞에 비서실장과 한 대표 뒤통수만 보이는 그런 사진들이 배포됐다. 교장 선생님이 학생을 훈시하는 느낌을 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회동 테이블이 초라해 보인다”는 질문을 받자 “오랜 세월 정치판을 봐 왔지만 생경한 모습이다. 아침 신문에 실린 한장의 사진이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한 대표 측에서 대통령실에 원형 테이블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실제 면담에선 긴 직사각형 형태의 테이블에서 대화가 오갔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마주 보고 앉았고, 정진석 비서실장이 한 대표 옆에 배석했다. 지난 4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당시 원형 테이블에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옆에 앉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 면담과 비교해봐도 너무 차이가 난다. 자기 당의 대표에 대한 용산의 의전은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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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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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테이블이 중요한가. 대통령을 만나는 여당 대표가 원형 테이블을 요청하는 건 정부 수립 뒤 처음 본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선 “대통령실의 의전과 언론에 공개한 사진 등이 정무적으로 아쉬웠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양측 갈등이 고조되던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요소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었다.

◇부산 찾은尹 “자유 지키기 위해선 강력한 연대 필요”=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시에서 개최된 ‘IAVE 2024 부산세계자원봉사대회’ 축사에서 “인류의 자유와 번영을 지켜내려면 강력한 연대의 힘이 필요하다”며 “정부 출범 뒤 국제개발협력 예산을 크게 늘린 데 이어 국가 간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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