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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단독] ‘자동조정’ 땐 깡통 연금 맞네…95년생 75살 때 현재 가치로 5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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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민원실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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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연금개혁안 대로면 1995년생이 75살 때 받는 국민연금 급여가 현재 화폐가치로 59만원에 그친다는 정부 추계가 나왔다. 가뜩이나 ‘깡통 연금’이란 비판을 듣는 현행 제도보다도 연금액이 12% 줄어들어, 공적 연금의 노후 보장 기능이 더욱 부실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가 연금개혁으로 가입자의 연령별 월 연금액이 얼마나 바뀌는지를 계산해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민연금 재정전망 시나리오’ 자료를 보면, 현행 국민연금 제도(보험료율 9%-소득대체율 40%)로 현재 29살인 1995년생(월 평균 소득 300만원 가정)이 65살인 2060년에 받는 월 연금액은 304만원이다. 명목임금상승률을 고려한 현재 화폐가치로는 80만2000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정부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른 1995년생의 평균 국민연금 가입기간(26년)을 적용해 이런 결과를 냈다.



정부 연금개혁안대로 보험료율을 13%로, 소득대체율을 42%로 올리고 2036년부터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할 경우, 1995년생 가입자의 2060년 연금액은 314만원(현재가치 83만원)으로 현행 제도에서보다 3.5% 는다. 그러나 이후로는 연금액이 지금보다 깎인다. 그가 75살이 되는 2070년 연금액은 370만6000원에서 324만4000원(현재가치 59만1000원)으로 12.5% 줄어든다. 2080년에는 334만6000원으로 현 제도(451만7000원)보다 25.9% 적다. 현재가치로는 42만1000원에 불과한 액수다.



다른 연령에서도 비슷한 추계 결과가 나온다. 올해 19살인 2005년생의 연금액은 △2080년 542만8000원(현재가치 68만3000원)→481만3000원(현재가치 60만6000원) △2090년 661만6000원(현재가치 57만5000원)→522만6000원(현재가치 45만4000원)으로 각각 11.3%, 21.0% 감소한다. 1985년생 역시 △2060년 253만4000원(현재가치 66만9000원)→218만9000원(현재가치 57만8000원) △2070년 308만9000원(현재가치 56만3000원)→225만8000원(현재가치 41만2000원)으로 13.6%, 26.9% 씩 연금액이 준다.



이는 매년 물가상승률 만큼 연금액을 올리는 지금과 달리, 자동조정장치로 연금액이 물가보다 적게 오르며 생기는 결과다. 이 장치를 도입하면 물가상승률에 ‘기대여명 증가폭’과 ‘3년 평균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폭’을 뺀 만큼 연금액을 올린다. 정부는 인상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연금액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0.31%의 최저인상률은 보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가파른 고령화로 가입자가 크게 줄면서 2040∼2080년 41년 동안은 연금액이 매년 최소 한도인 0.31%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민 노후 안전망으로서 공적 연금의 기능이 더욱 약화될 거란 우려가 인다. 남찬섭 동아대 교수(사회복지학)는 “40∼50만원의 연금액은 노후생활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액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20년 이상 보험료를 내고도 기초연금(2027년부터 40만원)과 비슷한 40∼50만원대 연금을 주겠다는 개혁에 가입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정부 안대로면 청년 세대는 지금의 연금 수급자들보다 국민연금에 더 오래 가입하고도 적은 연금을 받게 된다. 정부 주장처럼 ‘세대 형평’을 이루려면 청년층도 가입 기간만큼 (충분한) 연금을 받도록 소득대체율을 적정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선우 의원도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자동조정장치가 가입자의 실질적인 월 수령액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것을 복지부가 처음으로 스스로 입증했다”며 “정부 연금개혁이 정말로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면, 새 제도에 따른 가입자의 월별 수령액 변화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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