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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오케스트로가 美 레드햇을 공정위에 제소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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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과 경쟁사 배척 주장

중대형 서버 OS와 가상화 SW 끼워팔기 혐의도 제기

국내 IT 생태계에서 공정 경쟁 화두로

"공정위 철저히 조사해 달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클라우드 전문기업 오케스트로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미국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업 레드햇을 제소했다. 오케스트로는 레드햇이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의 경쟁자로 떠오르는 자사를 배척하기 위해 기술지원을 거부하고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를 끼워 팔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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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오케스트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제소장에서 “레드햇이 자사의 운영체제(OS)를 구독하는 고객사에게 오케스트로의 가상화 소프트웨어 제품을 사용할 경우 기술지원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오케스트로는 고객사와의 거래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으며, 기술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케스트로에 따르면, 레드햇은 2023년 7월부터 발주처 및 시스템 통합(SI) 사업자에게 “오케스트로의 가상화 소프트웨어 제품을 레드햇의 OS와 함께 사용할 경우, 레드햇 OS에 대한 기술지원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특히 A사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서는 오케스트로가 발주처로부터 우선협상대상 사업자로 선정되었으나, 레드햇의 이로 인해 최종 계약 체결에 실패하고 대신 레드햇 제품이 공급됐다. B사의 공용 클라우드 구축에서도 오케스트로 제품이 사용되고 있었으나, 레드햇의 문제 제기 이후 구독 종료 기간이 2024년 말로 일괄 갱신되어 향후 거래 가능성이 불확실해졌다.

오케스트로의 김민준 대표는 “레드햇의 이러한 행위는 공정 거래법에 위배되는 명백한 불공정 거래 행위”라며, “레드햇이 국내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당사의 성장을 저지하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레드햇은 중대형 서버 OS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독립된 가상화 소프트웨어 제품을 두고 오케스트로와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가상화 소프트웨어 사업자 중 오직 오케스트로에 대해서만 차별적으로 OS 기술지원을 거부하는 행위는 사업활동 방해, 부당한 차별 취급 금지,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② 끼워팔기

오케스트로는 레드햇이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드햇은 중대형 서버 OS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서, 고객에게 자사의 OS를 사용하기 위해 독립된 가상화 소프트웨어 제품도 함께 구매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끼워팔기 행위에 해당한다.

오케스트로는 “레드햇의 불공정 거래 관행이 다른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에게도 확대될 경우, 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케스트로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정위가 철저한 조사를 통해 레드햇의 불공정 행위가 바로잡히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이 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③ 다른 기업은 피해 확인 안 돼

다만, 오케스트로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정위에 제소하면서 ‘레드햇 본사’와 ‘한국 레드햇’ 중 누가 어떠한 계획과 의도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계획하고 실행하였는지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레드햇으로 제소 대상을 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케스트로 외에 다른 국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고객사에는 레드햇 기술 지원 종료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다른 국내 업체로는 NHN클라우드, 이노그리드, 파이오링크, 에이블클라우드 등이 있다. 이 경우 레드햇이 다른 소프트웨어를 자사의 OS와 함께 사용한다는 이유로 기술지원을 거부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케스트로는 “레드햇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라며, “공정위에서도 이러한 증거들이 충분히 검토되었을 것이라 확신하며, 요청 시 추가 자료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레드햇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총판이나 영업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OS 기술지원 거부를 알리며, 발주처나 SI 등을 상대로 위협하거나 회유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사의 행위를 정식 공문으로 남기지 않고 구두로 은밀히 행동하고 있어 오케스트로가 레드햇의 위반행위를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국내 IT 생태계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위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오케스트로의 제소는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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