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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올해만 핵심인력 20명 떠난 오픈AI… 백악관·우버 출신 영입해 빈자리 채우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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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오픈AI와 챗GPT 로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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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만 20명가량의 핵심 인력이 떠난 오픈AI가 백악관과 우버 출신 인재들을 잇따라 영입하면서 내부 수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경제, 정책 관련 전문가들을 영입했는데 이는 인공지능(AI) 규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2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듀크대 경영대학원 경영 및 공공정책 교수인 아론 채터지(Aaron Chatterji)를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영입했다. 채터지 교수는 최근 1년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에서 520억달러에 달하는 ‘반도체 지원 및 과학법(칩스법)’ 시행을 총괄한 인물이다. 미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국내외 경제 문제를 자문했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국가경제위원회 부국장 대행과 반도체법 시행을 위한 백악관 조정관을 역임했다.

NYT는 채터지 교수의 영입이 오픈AI의 야심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채터지 교수의 영입을 통해 AI가 미래를 변화시킬 핵심 기술이라는 그들의 비전을 더 강력하게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려 한다는 것이다. 오픈AI는 “채터지 교수의 깊은 이해는 우리의 성장과 복잡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장기적인 번영을 위한 AI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지난 8월에도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변호사이자 대변인으로 활동한 크리스 르헤인을 공공사업부 부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르헤인은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에서 야당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으며 정치적 경험을 쌓은 인물로 오픈AI의 공공 정책 및 사업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또 지난 22일 우버 테크놀로지스에 몸 담았던 스콧 스쿨스(Scott Schools)를 첫 번째 최고 준법 책임자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스쿨스는 최근까지 우버에서 최고 윤리 및 규정 준수 책임자를 맡았고 이전에는 미 법무부 차관을 역임했다. 오픈AI는 “스콧의 심층적인 전문 지식은 빠르게 진화하는 규제 환경에 적응하면서 유익한 AI 기술을 제공하는 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버가 복잡한 규제 환경을 다루며 종종 의원들과 충돌했던 기술 회사인 만큼, 스쿨스의 영입은 AI와 관련된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유럽연합(EU), 미국을 중심으로 AI와 관련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EU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AI 규제법을 마련했는데 AI 기업이 규제를 위반하면 전 세계 매출의 최대 7%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내야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같은 맥락에서 오픈AI는 최근 전 세계에서 대관 인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오픈AI의 대관 직원 수는 3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6월 기준 35명까지 증가했다. 최근 한국, 일본에서 대관 업무를 담당할 임원급 인사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연말에는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만들어 아시아 지역 대관을 강화할 예정이다.

앞서 오픈AI에서는 핵심 인재들이 잇따라 이탈했다. 오픈AI 공동 창립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회사를 퇴사한 후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를 설립했고, 미라 무라티 오픈AI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퇴사한 뒤 최근 스타트업 설립을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선 상황이다. 오픈AI를 떠났다가 지난해 초 재합류했던 공동 창업자 안드레이 카르파티도 지난 2월 오픈AI를 그만두는 등 올해에만 2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오픈AI에서 약 4년간 연구원으로 일한 수치르 발라지는 지난 8월 오픈AI를 퇴사했는데, 오픈AI가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무단 사용하는 것은 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챗GPT와 같은 기술이 인터넷 세상을 해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NYT 인터뷰를 통해 “오픈AI는 온라인 챗봇인 챗GPT를 개발하면서 저작권을 신경 쓰지 않은 채 인터넷상에 유통되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믿는 바를 따른다면 회사를 떠나야 했다”고 전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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