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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파리 팬으로부터의 모욕 당한 이강인...명문구단 PSG의 대처는 마요르카와 다를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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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한 스페인어로 인종차별
유쾌하게 받아친 멘탈 소유자
불어로 당한 인종차별에는 속수무책
구단의 보호 조치 주목


매일경제

이강인에게 PSG팬을 자처하면서 동양인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모습. 인스타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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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서는 안 될 일이 또 일어났다. 하지만 이번엔 결이 좀 다르다.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PSG)팬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경기 도중 운동장이나 관중석에서 일어나는 흔한 인종차별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팬임을 자처하는 사람에게 당한 인종차별은 멘탈이 강한 이강인의 가슴 속에도 상처로 남을 거 같다.

27일(현지시간) 파리 생제르맹(PSG)은 마르세유에 위치한 오렌지 벨로드롬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프랑스 리그앙 9라운드를 앞두고 원정에서 팬들을 초청해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파리와 마르세유는 제 1, 제2 도시인 만큼 경쟁의식이 강하다. 양 팀 간의 경기는 스페인 엘 클라시코와 버금가는 경기로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음바페의 이적 후 PSG는 리그앙에선 순항 중이지만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선두 싸움에 큰 영향을 끼칠 라이벌 마르세유와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준비한 행사에서 이강인과 하이 파이브를 하던 한 팬은 “가보자 중국인”이라고 말하며 인사했다.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유럽에선 아시아 사람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는 편견 속에서 모두를 중국인으로 칭하는데 이강인의 별명을 ‘중국인’으로 하며 놀리는 건 명백한 인종차별 행동이다.

현지 매체도 발빠르게 소식을 전했다. 프랑스 매체 ‘Onzemondial’은 26일 “PSG 선수단 훈련 중 이강인을 향해 인종차별적이며 모욕적인 발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해당 장면이 담긴 SNS 영상을 올렸다. 그러던 중 팬 한명이 “Aller mon chnois”라는 발언이었다. 이 프랑스어 문장은 한국어로 “가보자고 중국인”이라고 해석된다. 아시아인들의 외모를 서양에선 구분하기 힘들다며 국적과 관계없이 ‘중국인’으로 부르거나 손가락으로 눈을 찢는 행위는 모두 동양인을 무시한 노골적인 인종차별이다. 유럽인들도 배운 사람이라면 이 행동이 얼마나 저질적인 인종차별인지 잘 알고 있다.

이강인은 스페인 라 리가에서도 여러 종류의 인종차별을 견디며, 자리를 지켜왔을 뿐 아니라 극복해왔다.

실제 일부 원정 경기 응원석에선 이강인을 응원하는 팬들까지 모욕적인 언사를 관중석에서 듣곤 한다. 2023년 2월 11일(스페인 현지시간) 세비야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즈후안에서 열린 세비야와 레알 마요르카와 세비야FC와 경기에서 세비야FC 코치가 후반 37분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퇴장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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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시절 세비야FC와의 원정게임에서 인종차별로 상대팀 선수와 코치까지 퇴장당한 경기 상황에서도 이강인이 마요르카를 위해 활약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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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강인은 2 대 0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팀 몬티엘의 돌파를 막아낸 뒤 역습으로 나가려하자 몬티엘이 손으로 이강인을 저지했다. 이 모습을 본 심판은 휘슬을 불러 몬티엘에게 경고를 주자 세비야 벤치가 한꺼번에 항의에 나섰다. 심판은 세비야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에게는 경고를 코치에게 레드 카드 퇴장을 선언했다. 이날 코치와 감독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국내엔 알려진 바 없다. 현장에 있던 한국인들은 대체로 중국인을 의미하는 ‘치노’라는 표현을 썼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날 홈팀 관중들은 관중석 한국인들에게도 ‘치노’를 연신 외쳤고 일부에서는 한국 관중의 목을 응원도구로 휘감는 등 불편하고 위협적인 분위기 마저 연출돼 경기장을 빠져 나갈 때 분위기가 살벌했다는 후문이다. 보통 이런 인종차별은 홈팀이 이겼을 때 더욱 심해진다. 자기 팀이 이겼을 때 일종의 우월감을 드러내려는 얄팍한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타깝게도 이날 빼고도 이강인이 당한 스페인에서 인종차별은 종류도 다양하고 횟수도 지나치게 많다. 심지어 자기 팀 감독에게도 차별당한다.

지난해 5월 마요르카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훈련 연상 속에서 이강인의 슈팅이 빗나가자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에게 “중국인아 뭐 하냐(케 아세스 치노)”라고 말한 장면이 구단 유투브에 공개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물론 이강인 매우 당당하고 의연하게 이 상황을 헤쳐 나갔다. 스페인어로(케 리코)라며 ‘맛있네’라며 씩씩하게 소리치고 뛰어나간다. 그만큼 인종차별에 대해 굳은살 즉 인이 박힐대로 박혔다는 얘기다. 당시 마요르카는 이 사건에 대해 이강인에게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스페인에서 마요르카는 명문 구단 축에도 들지 못한다. 도시 자체도 섬인데다 독일에서 바캉스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 원주민들보다 많은 정도로 관광산업에 매몰된 한적한 곳이다.

하지만 이강인은 지난 명문 팀인 PSG로 이적하며 실력으로 이런 설움을 날려버리는 듯 했다. 문제는 이번에는 상처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이다. 이강인이 유창한 프랑스어를 한다면 그 자리에서 받아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불어인 데다, 더군다나 홈팀의 연습경기까지 보러 온 자기 팀 팬으로부터 당한 기습적 모욕이다.

이런 논란이 이강인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PSG구단에서의 세심한 배려와 선수 보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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