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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AI 에이전트가 몰려온다 [뉴노멀-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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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인공지능 에이전트 기능을 통해 실제 피시(PC)를 조작하는 장면. 앤트로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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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 더밀크 뉴욕플래닛장



“사람들은 인공지능(AI)이 어디까지 왔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지난 22일(현지시각) ‘컴퓨터 사용’ 기능을 발표하자, 한 에이아이 컨설턴트가 이렇게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일반 대중은 이런 변화를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앤트로픽이 공유한 시연 영상은 적잖은 충격을 던졌다. 인공지능이 키보드 입력, 마우스 커서 이동 등 컴퓨터 조작에 필요한 모든 작업을 스스로 수행한 것이다. 최신 인공지능 모델인 ‘클로드 3.5 소네트’ 기반으로 작동하는 일종의 ‘인공지능 에이전트(대리인)’ 기능이었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란 특정 작업이나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에이아이 시스템을 의미한다. 주어진 환경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고, 실질적인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자동화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인간을 보조하는 걸 넘어 대신할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이번 앤트로픽의 시연과 관련해 “인공지능이 실제 직원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실리콘밸리가 주도하는 이런 변화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술기업 애플은 10월 마지막 주에 자체 인공지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일정·연락처 등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식당을 예약해주거나 이메일 답장 초안을 작성해주는 등 내가 해야 할 일을 인공지능이 알아서 처리해준다.



애플은 10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영향력이 매우 큰 기업이다. 애플로 인해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일상으로 파고들고, 사람들이 익숙하게 사용하기 시작하면 산업 영역에서 인공지능 에이전트 적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 영향이 가장 먼저 미칠 업종으로는 콜센터가 지목된다. 전화 응대 같은 반복적인 작업을 인공지능 에이전트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리 헤멜레이넨 매킨지 수석 파트너는 “생성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인사(HR), 재무,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을 자동화할 수 있는 진정한 ‘가상 노동자’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콜센터뿐 아니다. 매킨지에 따르면 오늘날 글로벌 산업군 업무 시간의 60~70%는 이론적으로 생성 인공지능 등 기술 역량을 통해 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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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인공지능(AI) 역량 순위. 한국은 종합 순위에서 미국, 중국에 이어 6위에 올랐다. 인재, 인프라, 환경, 연구 역량 등을 기준으로 순위가 매겨졌다. 세계 인공지능 지수(The Global AI Index), 토터스 미디어(Tortoise Med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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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져 나오는 인공지능 에이전트, 자동화 물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중국과 유럽연합(EU)의 대응을 참고해볼 수 있다. 중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으로 미국과 경쟁 구도를 만들었고, 유럽연합 역시 유로존 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변화를 외면하기보다는 전략적·능동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육성해 미국에 종속되지 않을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분야 석학 조경현 뉴욕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오픈에이아이를 비롯한 선도적 인공지능 기업들은 정확히 어떤 데이터 세트를 가지고 자사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정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자체 ‘거대 언어 모델’(LLM)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리콘밸리 인공지능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의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최고경영자 역시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고 독립적인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해야 글로벌 인공지능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리콘밸리발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몰려온다. ‘주권적(sovereign) 인공지능’ 전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활용 교육, 일자리 감소·대체에 대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등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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