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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LG ‘선택과 집중’… 휴대전화-LCD 접고 미래 ‘ABC’에 50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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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한류, K-헤리티지로]

구광모 대표 “차별적 가치” 강조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총력

“고객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줄 차별적 가치를 만들어 갑시다.”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말 신년사로 내놓은 메시지다. 구 대표가 생각하는 차별적 고객가치란 남들과 다른 수준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혁신을 뜻한다. 제품을 사례로 들자면 스타일러,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OLED) 등이다.

LG는 차별적 고객가치를 구체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힘쓰고 있다. LG전자가 2022년 휴대전화 사업을 정리한 결정이 대표적이다. 대신 휴대전화 사업을 하며 축적한 통신, 카메라 등 기술 역량은 차량용 전기·전자장비와 같은 신사업에 접목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 덕분에 지난해 매출이 휴대전화 사업을 하던 2021년보다 약 10조 원 늘었다.

LG화학도 2020년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 사업을 11억 달러(약 1조3000억 원)에 매각하는 대신 배터리, 바이오, 신약 등 신성장 동력에 힘을 쏟고 있다. 편광판은 패널 앞뒤에 부착해 빛의 통과를 조절하는 소재다. 한때 LG화학이 글로벌 1위로 연 매출 2조 원씩 내는 ‘캐시카우’ 사업이었지만 중국이 추격해오며 사실상 경쟁력을 잃었다.

구 대표는 이와 함께 그룹의 새 먹거리로 ‘ABC’(인공지능, 바이오, 클린테크)를 낙점했다. LG는 올해부터 5년간 약 10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중 ABC 등 미래 성장동력에 50조 원 이상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LG는 2020년 ‘LG AI연구원’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인공지능(AI) 개발에 나서 자체 모델인 ‘엑사원’을 고도화하고 있다. 2021년 12월 첫 번째 모델을 선보인 이후 올 8월 3.0 버전을 내놨다. 엑사원은 전문성에 특화된 AI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LG는 이 밖에도 혁신 신약 개발과 배터리, 폐기물 순환 등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대표 취임 후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고, 이를 통해 이전에 없던 삶의 편의와 효용을 누리게 하는 방향으로 LG의 헤리티지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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