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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손바닥 한 뼘 크기"…체중 330g 역대급 미숙아 '기적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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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당시 체중이 정상의 10분 1에 불과했던 아이가 의료진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건강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중앙일보

임신 24주 만에 체중 330g의 초극소 저체중으로 태어난 뒤 의료진의 노력과 부모의 간절함으로 건강을 회복한 하늘이(가명)이 지난달 25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사진 충남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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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신생아중환자실(실장 강미현 소아청소년과 교수)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하늘이(가명)가 5개월간 치료받고 퇴원했다. 출생 당시 체중이 330g으로 ‘초극소 저체중’이었던 하늘이는 당시보다 10배가 넘는 3640g으로 자랐다. 지난 8월 세종충남대병원에서 몸무게가 각각 400g인 쌍둥이 형제가 정상적으로 퇴원한 것과 비교하면 몸무게로는 가장 가벼운 사례라고 한다.



역대 가장 가벼운 아이로 태어난 뒤 건강 회복



하늘이 엄마는 임신 23주이던 지난 23일 충남대병원 산부인과병원 외래 진료에서 HELLP 증후군(임산 중독증)이 의심돼 입원했다. 하지만 상태가 악화했고 예정보다 이른 24주 만인 5월 13일 출산했다. 국제 질병 분류상 생존 주산기(周産期)는 임신 22주부터이며, 체중은 500g 이상이어야 생존할 수 있다.

하늘이는 출생 직후 엄마 옆에서 기관 내 삽관 등 소생술을 받았고 인공호흡기로 간신히 호흡을 유지했다. 5월 말에는 패혈증으로 고비가 찾아왔지만 잘 견뎌냈다. 6월에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동맥관 개존증 폐쇄 수술(심장혈관흉부외과)’를 받은 뒤 기관 내관을 뽑는 데 성공했다. 하늘이는 미숙아 망막병증 3단계로 지난 8월 ‘유리체강(안구 중심 부분) 내 주사 시술’을 받았지만, 현재는 호전된 상태다. 9월부터는 가족 중심 돌봄을 시작, 매일 1시간씩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의료진 긴밀한 협진…여러 차례 위기 극복



하늘이는 신생아중환자실·심장혈관흉부외과·안과 등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 미숙아에게 발생하기 쉬운 뇌실(腦室) 내 출혈이나 뇌실 주위 백질연화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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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4주 만에 체중 330g의 초극소 저체중으로 태어난 뒤 의료진의 노력과 부모의 간절함으로 건강을 회복한 하늘이(가명)이 지난달 25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사진 충남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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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인 강미현 교수는 “손바닥 한 뼘 정도 되는 하늘이를 처음 접하고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며 “크고 작은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잘 견뎌낸 하늘이를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의료진 "평생 잊지 못할 선물 같은 존재"



하늘의 치료를 도왔던 유선영 임원전담전문의는 “담당의를 맡으면서 어려운 날도 있었지만 건강하게 잘 자라 준 하늘이가 고맙다”며 “평생 잊지 못할 선물 같은 존재”라고 했다.

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2009년 4월 보건복지부에서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로 지정받은 후 현재 34병상을 운영 중이다. 신상아 세부 전문의 3명(교수)을 포함한 의사 7명과 60여 명의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다.

신생아 체외막형산소화장치 치료(ECMO)와 혈액 투석이 가능한 센터로 대전·세종·충청지역 최대 규모의 시설, 장비·인력을 활용해 연간 400여 명의 미숙아와 고위험 신생아를 치료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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