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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장사 안 돼"…남대문 상인들 '쟁반배달' 대신 도시락 꺼냈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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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남대문시장 가보니
이커머스 급성장, 손님 발길 뚝
식사비 오른 탓 점심 주문 꺼려
시장의 활력 상징, 이제 유물로

머니투데이

신모씨가 28일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의 점심식사를 쟁반으로 나르고 있다./사진=김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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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이곳에서 20년째 작은 가게를 운영 중인 오모씨(63)는 점심 시간이 되자 도시락 가방에서 반찬통을 꺼내들었다. 맞은 편에서 수입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민모씨(63)는 고구마를 삶아서 도시락통에 담아왔다. 그는 "요즘은 쟁반 배달 시켜 먹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며 "경기도 안 좋은데 간단히 먹는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상인도 "장사가 안되니까 8000원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남대문시장의 활력을 상징하던 '쟁반 배달'이 사라진다.

남대문시장에서 '쟁반 배달의 달인'으로 불리는 신모씨(63)는 "예전에는 쟁반으로 배달하는 식당이 수십 개는 됐는데 지금은 열 개도 안 남았다"고 했다. 신씨는 "가게 접고 떠난 사람들도 많고 단골도 많이 사라졌다"며 "쟁반 배달 문화도 곧 유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고물가와 불경기의 결과라는 게 이곳 상인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골목에 있는 식당 대부분은 지난달부터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대표 메뉴인 갈치조림은 1만2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제육볶음은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랐다.

실제 남대문시장은 긴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대문상인회에 따르면 올해 초 남대문시장 상가 공실률은 약 19%였다.

남대문시장의 중심 상가는 액세서리, 여성의류, 아동복 상가 등이다. 과거에는 러시아, 일본, 브라질 등 외국인 바이어들이 해당 상가를 돌아다니며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일이 많았다. 최근에는 중국산 제품 품질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바이어들에게 내세울 경쟁력이 약화했다.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일반 소비자들 발걸음도 줄어들었다.

문남엽 남대문시장 상인회장은 "남대문시장 점포 수는 1만개에 달한다"며 "천편일률적인 정책으로 큰 전통 시장과 작은 전통 시장을 지원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각 시장이 자신들의 강점을 발휘하고 자생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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