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중국 베이징 오토쇼에서 선보인 비야디(BYD)의 전기차 모델. 베이징/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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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최대 45.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중국은 유럽연합과 몇달간 협의를 거쳐 ‘관세 폭탄’을 저지하고자 했지만 결국 관세안이 확정되면서 양쪽의 무역 긴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유럽연합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9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5년간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반보조금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집행위는 “중국의 배터리 전기자동차 가치 사슬이 불공정한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유럽연합의 생산업체가 경제적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렇게 밝혔다. 인상된 관세는 30일 0시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9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중국의 반보조금 조사 방침을 발표한 뒤 1년여 만의 결정이다.
이에 따라 최종 관세율은 모든 전기차에 적용되는 기존 일반 관세율 10%에 7.8~35.3%포인트가 더해져 부과된다. 테슬라에 17.8%, 비야디(BYD)에 27.0%, 지리자동차에 28.8%, 상하이자동차에 45.3% 등이 적용된다. 상하이자동차와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다른 업체들은 가장 많은 추가 관세인 35.3%포인트를 부과받았고, 그 외 협력업체도 20.7%포인트가 더해진 관세를 내야 한다.
다만 유럽연합과 중국의 추가 협상 여지도 남아 있다.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를 생산하는 메르세데스 벤츠나 폴크스바겐 등 독일 업체들도 관세 부과에 반대하며 로비를 벌여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과 유럽연합이 고율 관세 대신 수출업체가 판매가 하한선을 정해 가격과 수출량을 통제하는 ‘가격 약정’에 대한 합의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집행위 부위원장도 이날 “확인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효과적이고, 세계무역기구(WTO)에 부합하는 대안에 대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연합이 생산 공장을 유럽으로 옮기려는 자동차 업체들과 개별적인 가격 협상도 진행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샀다. 앞서 중국 상무부도 유럽연합에 “문제를 풀어가려는 노력과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유럽연합의 분리 전략을 경고했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세계무역기구 규칙상 이런 협상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무역 보복 조처도 우려된다. 중국은 관세를 지지한 유럽연합 회원국들에 대한 투자를 동결하고, 유제품과 돼지고기, 브랜디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 등 보복 조처를 시사해왔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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