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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김용현 장관 “우크라 참관단 파견은 군의 의무…안 하면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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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각) 워싱턴디시 인근 미국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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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국방 장관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한 목소리로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 인근 미 국방부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공동성명에서 한국과 미국은 “러북 간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이후 강화되고 있는 러북 군사협력이 역내 불안정을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며 “러북 군사협력이 군사물자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까지 이어진 점을 한 목소리로 가장 강력히 규탄하고, 이 사안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긴밀히 공조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성명 표현은 지난해 같은 공동성명에서 북러 무기 거래 등에 대해 “명백한 기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위반임을 확인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 것보다 강도가 세졌다.



김 장관은 이날 회의 뒤 오스틴 장관과 함께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이나 전황 분석단을 보내는 것이 “군의 당연한 임무”라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소규모 파병은 국방부 훈령에 근거해 국회 동의 없이 자신의 승인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해외 파병 국회 동의를 명시한 헌법을 어긴 위헌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라크전을 비롯해 각종 전쟁 시 참관단이나 전황 분석단 등을 쭉 보내왔다. 특히 우크라이나전의 경우 북한군이 참전하기 때문에 북한군의 전투 동향 등을 잘 분석해서 향후 우리 군에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 파병에 따른 러시아의 대북 첨단 군사기술 지원으로 한반도 안보 위협이 커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 장관은 “북한은 파병을 조건으로 러시아에 첨단 군사기술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예를 들어서 전술 핵무기 고도화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사일고도화, 정찰위성, 원자력 잠수함 등 첨단 군사기술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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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각) 미 국방부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차 만난 김용현 국방부장관(왼쪽)과 오스틴 미 국방부장관.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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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서 오스틴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 동부에 훈련을 위해 보낸 병력 약 1만명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이 언제 쿠르스크에서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그들이 전장에 투입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를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에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만약 북한군이 이 전쟁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고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한다면 우크라이나군은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으며 그들은 우리와 다른 나라가 제공한 무기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그들(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싸운다면 그들은 공동교전국이다. 그 결과로 북한군이 죽거나 다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전쟁에서 많은 병력을 잃었고 동원령을 내려 병력을 징집할 경우 러시아 국민이 병력 손실 규모를 알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북한군이 전투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일이 꼭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푸틴 대통령이 중단하면 된다. 전쟁을 시작한 것도, 끌어온 자도 푸틴 대통령이며 종전의 열쇠도 그가 쥐고 있다. 당장 종전하지 않는다면 손실이 발생할 것인데, 이는 피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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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에서 30일(현지시각) 김용현 국방부장관과 오스틴 미 국방부장관 등이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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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는 작전계획에 북한의 핵 사용 상황을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공동성명은 “향후 연합연습 시에는 북한의 핵 사용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15일 한국과 미국이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에서 ‘핵 작전 시나리오’를 한-미 연합훈련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이 대목을 작전계획에 북한 핵 사용 상황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하지만, 공동성명에 명시적으로 들어가지 않아 앞으로 연합연습 때 미국의 태도를 봐야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작전계획에 북한 핵 사용 상황이 반영되지 않아 연합연습에서 북한 핵 사용 상황을 연습할 수 없었다.



공동성명에는 “한미 핵·재래식 통합(CNI)을 통한 유사시 미국 핵작전에 대한 대한민국 재래식 지원 등 핵협의그룹(NCG) 과업의 신속한 진전”, “미 전략자산 전개빈도의 증가 및 정례화” 등 내용도 담겼다.



‘적대적 두 국가’를 내세운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무시함에 따라 북방한계선 관련 내용이 6년 만에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공동성명에서 두 장관은 “양측은 NLL이 지난 70년간 군사력을 분리하고 군사적 긴장을 예방하는 효과적 수단이었음에 주목하며, 북한이 NLL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두 장관은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 연결도로 폭파와 지속된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 등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들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공동성명에는 방산 분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A)은 내년까지 체결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미는 이번 회의에서 ‘인태지역 한미동맹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라는 문서를 승인했다. 아세안 및 태평양 도서국 등의 안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양 안보, 방산 협력, 정보공유 등 분야에서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선정해 추진하는 내용으로, 한-미 국방 당국이 한반도 외 지역에서의 협력과 관련해 채택·발표한 최초의 문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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