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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망언·실언으로 얼룩진 미국 대선...“바이든, ‘쓰레기’ 발언으로 트럼프에 결정적 어시스트”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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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 유권자 행사서 “유일한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들”
해리스, 파문 가라앉히려 안간힘
트럼프는 환경미화원 복장하며 비꼬아


이투데이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 현장에서 춤을 추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쓰레기’ 발언을 비꼬는 의미로 환경미화원 조끼를 입고 등장했다. 그린베이(미국)/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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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대통령선거가 망언과 실언으로 얼룩지고 있다. 이번 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에서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한 혐오 발언이 논란이 돼 민주당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곧바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를 향해 “쓰레기”라고 실언을 하면서 막판 표심이 출렁이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히스패닉 유권자 단체 행사에 앞서 “제가 아는 유일한 쓰레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 현장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백악관과 바이든 대통령은 진화에 나섰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대통령이 쓰레기라고 한 것은 지지자가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서 나온 발언, 즉 ‘라틴계 악마화’”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 지지자가 한 혐오 발언을 쓰레기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에 대해 질문을 받고 “누구에게 투표하느냐에 따라 비판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하려는 일은 저를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모든 사람을 대표하는 일이다. 당선된다면 모든 미국인을 대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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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양극단으로 갈라진 점을 감안하면 파문을 가라앉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결정적 어시스트’를 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 캠프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남은 시간 동안 대중의 시야에서 완전히 멀어져야 한다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행정부 관계자는 CNN에 “바이든 대통령의 실수에 화가 난다”며 “그가 나서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한 캠프 관계자도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으로 인한 표 손실은 절대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한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논란 극대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위스콘신주 유세에서 쓰레기 트럭 조수석에 올라 카퍼레이드를 하고 유세장에서도 환경미화원 조끼를 입고 연설했다. 그는 2016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를 향해 “개탄스러운 사람들”이라고 한 것을 언급하며 “쓰레기는 더 나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당초 쓰레기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2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우리는 전 세계 쓰레기통”이라며 불법 이민자를 겨냥해 논란이 됐는데, 3일 뒤 뉴욕 유세에서는 찬조 연설에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의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 발언이 나오면서 600만 명이 넘는 푸에르토리코계 이민자들을 적으로 돌렸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으로 상황이 일거에 반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쓰레기’ 논쟁이 이번 대선의 결정적 장면이 될 수도 있다는 웃지 못할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투데이/정영인 기자 (o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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