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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경제학자 아탈리 “중국이 트럼프 선호하는 이유, 관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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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프랑스 경제학자·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가 30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미국 대선의 세계적 영향’ 대담자로 나와 발언하고 있다.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유튜브 채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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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인 자크 아탈리가 미국 대선에서 중국은 관세 폭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관세 장벽이 상대국이 아닌 자국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고, 이에 따라 빠르게 느는 국가 부채를 미국이 더 해결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프랑스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는 30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미국 대선의 세계적 영향’ 대담자로 나와 미국 국가 부채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성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세 부과는 성장과 성장 능력을 모두 약화한다며 “중국이 트럼프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는 중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기회로 여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트럼프의 ‘보편 관세’ 공약 등이 실현되면 미국의 성장세가 약해지고, 그만큼 국가 부채 대응이 어려진다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국가 부채 급증과 저성장 수렁에 빠지면 자국의 경제적 위상을 더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탈리는 “경제를 아는 사람은 모두 관세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했다. 중국 상품에는 60%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미국 경제에는 “파산”을 언급하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아탈리는 “미국 공공 부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미국은 파산했다”고 했다. 미국은 국가 부채를 강한 성장세에 힘입어 1970년대 중반 31%까지 줄였지만, 다시 늘어난 부채는 “아무리 성장해도 소화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비율은 123% 수준으로, 올해 8월 말 기준 35조2800억달러(약 4경8667조원)다. 지난 6월 미국 의회예산국은 의무지출 등 증가로 연방정부 부채가 10년간 빠르게 늘어 2034년 56조달러(약 7경7250조원)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국가 부채 증가에 우려는 적지 않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5월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미국이 부채 관련 이자 비용으로 2015년의 연방정부 수입의 7% 미만을 지출했지만, 지금은 그 수치가 17% 이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통제되지 않으면 미국과 세계 경제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탈리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와 강력한 통화(달러)를 가진 나라가 파산한다는 걸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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