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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영상] ‘김건희 주도, 윤석열 실행’…육성으로 폭발한 공천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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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왼쪽부터).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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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31일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사이 통화녹음은, 그간 김건희 여사를 고리로 했던 공천·국정 개입 의혹 한가운데에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도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폭발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당장 정치권에선 특검 수사 필요성이 거론되고, 박근혜 탄핵·기소 사유와 비교하는 얘기가 쏟아진다.



민주당은 두 사람 통화가 2022년 5월9일 이뤄졌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식 전날이다. 취임식 준비로 바빴을 윤 대통령과 명씨의 대화 핵심은 취임 축하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등록일(5월12∼13일)이 임박한 상황이었지만 당시 국민의힘 공천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 명씨는 대선 1년 전부터 윤 대통령 관련 여론조사를 81차례 무상으로 해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아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날 통화는 공천 확답을 받지 못해 답답해진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연쇄적으로 접촉한 결과로 보인다.



명씨는 이전에도 김 여사와 공천 관련 대화를 했던 정황이 민주당 공익제보자 보호위원회의 ‘보호 대상자 1호’ 강혜경씨와의 통화에서 드러난 바 있다. 명씨는 2022년 5월2일 강혜경씨와 통화하면서 “오늘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고…자기 선물이래…하여튼 입조심해야 된다”며 “알면은 난리, 뒤집어진다”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자’와 통화한 이튿날이자 윤 대통령 임기 첫날인 5월10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경남 창원의창(김영선)을 비롯해 경기 성남분당갑(안철수), 충남 보령서천(장동혁), 대구 수성을(이인선), 인천 계양을(윤형선) 공천을 확정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공관위원장이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대통령에게 (공천 관련) 자료를 가져간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다” “당내에서 말이 많다”는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전후 사정 설명은 ‘공천을 주라고 했다’는 말이 의례적이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비슷한 시기 윤 당선자 쪽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안철수 의원에게 분당갑 출마를 권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공천권을 가진 당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영선 전 의원이 연고가 없는 창원의창에 공천되자 경쟁 후보들은 물론, 당내에서도 말이 많았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의 이전 지역구는 경기 고양일산서구였고, 2012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여의도에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데다 고향도 경남 거창군인 탓이다. 그는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김 여사와는 같은 선산 김씨라는 인연이 있다.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다”는 윤 대통령 말처럼, 김 전 의원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캠프에서 민생안정특별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또 다른 통화 녹음은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통해 김 전 의원 공천은 물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국무위원 임명 등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담고 있다.



명씨는 2022년 6월15일 지인과의 통화에서 5월9일 윤 대통령과의 통화 시점으로 추정되는 김 여사 발언을 전했다. “(김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아침에 이렇게 놀라서 전화 오게끔 만들고,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거’는 김 전 의원 공천을 지칭한 것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이) ‘나는 분명히 했다’고 마누라(김 여사)보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 앉혀, 뭐 앉혀,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 안 한 거야. 마누라 옆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고 지인에게 전했다. 장관 임명 등에 의견을 낸 김 여사가 불만을 나타내자 윤 대통령이 변명했다는 취지로 들린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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