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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사설] 러 파병에 미 겨냥 ICBM, 적극 외교로 ‘한국 패싱’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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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9년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이 회담이 결렬로 끝나며 북핵 위기는 더 심화됐다. 하노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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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대규모 병력을 보낸 북한이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중요한 시점’에 신형 고체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는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러시아와 동맹 관계를 ‘혈맹’으로 끌어올린 뒤, 곧 선출되는 새 미국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온 적대적 대북 정책과 한·미·일 ‘올인 외교’로 인해 우린 지금 북한의 전략적 움직임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새 미국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다뤄 나갈 때 한국의 안보 이익을 희생하는 일이 절대 없도록 적극적인 대미 외교에 나서야 한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오늘 오전 7시10분께 북한이 동해로 고각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신형 고체 추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의 의도에 대해선 “미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북한 미사일의 경보 정보는 지난해 12월부터 한·미·일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북한은 앞선 지난해 12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을 ‘6천㎞ 이상’까지 쏘아 올리며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후 한국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은 북-미 관계다. 오는 5일 치러지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북-미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하기 힘든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자칫하면 북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등 미 외교정책이 급격히 변할 수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큰 틀에서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버락 오바마 행정부부터 이어진 ‘전략적 인내’ 정책이 유지되며 북핵 문제는 계속 방치된 채 그로 인한 부담만 우리 혼자 떠안는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



더 절망스러운 것은 현재 남북 관계가 사실상 ‘적대적 두 국가’로 변해 독자 의지로 북과 대화의 돌파구를 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우리가 빠진 상태에서 한반도와 관계된 중요 결정이 내려지는 ‘한국 패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미·일에만 치우치지 않는 전방위 외교가 절실하다. 행여 윤석열 정부가 나라의 안위가 걸려 있는 이 사안을 국내 정치적 혼란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 든다면, 돌이킬 수 없는 과오가 될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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