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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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시사하는 육성 녹음 공개 이후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여전히 ‘탄핵’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날 지도부 사이에선 ‘하야’ ‘스스로 결단’ 같은 강도 높은 표현들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을 거짓말로 덮을 수 없고 불법으로 정권을 유지할 수도 없다”며 “공개된 육성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윤 대통령의 육성 녹음 공개 직후 대통령실이 내놓은 해명을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비판하며, 윤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요구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명태균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윤 대통령이)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는데,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해명하면 할수록 거짓말만 쌓이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전날 공개한 통화 녹음에서 명씨가 지인에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거야’라고 했다는 김건희 여사의 발언을 전했음을 상기시키며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말처럼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검사 시절 가졌던 시각으로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만일 대통령의 적절한 해명이 없다면 윤 대통령이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수위 높은 발언으로 비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국민들을 향해 “포악한 이단 무신 정권을 끝내야 한다”며 “국회만으로는 안 된다. 모여주시고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거짓말로 하야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떠올릴 필요조차 없다”며 “거짓말 대통령은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기본 자격 미달”이라고 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도 워터게이트 스캔들과 관련해서 거짓말이 들통나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스스로 결단해야 할 시간이 도래한 것은 아닌지 우리 국민을 위해 심사숙고하길 바란다”고 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탄핵’과 ‘하야’까지 거론했다. 송순호 최고위원은 “우리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때)처럼 또다시 대통령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할지도 모른다”며 “또다시 탄핵이라는 헌정사의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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