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3구 못 찾아… 귀신으로 보인다더라"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2004년 7월 19일 노점상을 살해한 장소인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한 병원 주차장에서 현장검증을 위해 범행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서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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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노인과 부녀자 20여 명을 살해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수감 생활 일부가 공개됐다. 유영철은 교도소에서 귀신에 시달려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다.
유영철과 매주 4시간씩 7년간 면담을 진행했던 이윤휘 전 교도관은 31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유영철이 (수감 이후) 시뻘게진 눈으로 나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전 교도관 "유영철, 잠 못 자 피곤해해"
이 전 교도관은 "유영철이 요즘 잠을 못 이룬다고 해서 이유를 물어봤더니 피해자들이 밤마다 귀신으로 나타난다고 했다"며 "독거실 내 화장실 쪽 천장 밑에서 자꾸 환상이 보인다고 3, 4명 정도가 귀신으로 자꾸 나타난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잠도 못 자고 너무 힘들어서 일과가 피곤하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영철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아직 찾지 못한 피해자 시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전 교도관은 "(유영철에게) 어디에 묻었냐고 물었더니,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묻었다고 하더라"라며 "현장 검증 때 거기까지 갔는데 (시신) 3구 정도를 (경찰이) 못 찾았다고 한다. 그 시신이 귀신으로 보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영철은 언제든 사형 집행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찾지 못한 시신이 있다면 4명이든 10명이든 좀 더 (유영철이) 조사에 협조해서 그분들의 시신을 찾아 유족에게 유품이라도 전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유족 면회 거절 "살해 과정 설명하려 해"
이윤휘 전 교도관이 31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 유영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꼬꼬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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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이 유족의 면담을 거절했던 사연도 공개됐다. 유영철에게 노모, 아내와 4대 독자를 잃은 고모씨는 종교적인 이유로 그를 용서하며 재판부에 유영철을 사형시키면 안 된다는 탄원서를 냈었다. 고씨가 영치금을 넣어주며 그를 만나기 위해 면회를 신청했지만, 유영철은 면회를 거절했다.
이 전 교도관은 "제가 방에 들어가서 (유영철에게) 왜 (면회를) 안 나가냐, 나 같으면 가서 무릎 꿇고 반성하고 회개하고 용서를 구할 텐데 왜 그분을 안 만나려고 하냐고 질문했더니 (살해) 과정 자체를 설명하려는 의도를 보였다"며 "그 사람 앞에서 용서를 구하지 못할망정 그 말을 아버지에게 한다는 마음을 어떻게 갖고 있을까(싶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이 친구가 정말 사이코패스구나 알았다"고 언급했다.
유영철은 2003년 9월~2004년 7월 서울 시내에서 노인과 부녀자 등 21명을 살해하고 사체 11구를 암매장해 2005년 사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동안 대구교도소에 머물던 유영철은 지난해 9월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시에 따라 사형 집행 시설을 갖춘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서울구치소에는 현재 유영철을 비롯해 강호순, 정두영, 정형구 등 연쇄 살인범 사형수들이 수감돼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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