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미토모 병원 연구진 "약물 복용시 음식 철저히 씹어야"
"GLP-1RA, 소장 운동성 저하…소화 안되는 해조류가 장폐색 원인 추정"
한국노보노디스크 제약이 10월 15일 출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아티드' 노보 노디스크 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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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GLP-1RA) 계열의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를 1년6개월 간 투여하던 30대 일본 여성이 다시마와 해산물을 먹은 뒤 복통을 일으켜 소장을 절제한 사례가 처음 보고됐다.
GLP-1RA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유명 모델 킴 카다시안 등이 체중 감량 비결로 꼽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오젬픽' 등 비만치료제를 일컫는다.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음식을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식욕을 억제해 준다.
2일 일본 수미토모 병원 이토 요시토 내분비대사과 교수팀에 따르면 30세 일본 여성 A씨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하루 3㎎ 복용하기 시작했고, 1년 만에 14㎎으로 증량했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고, 곧 주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하기 시작했고 1.5개월 만에 최대치인 1.5㎎으로 용량을 늘리고 이후 6개월 간 이 용량을 주사했다.
다만 A씨는 처음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할 때도 키 158cm, 체중 50kg의 정상 체중이었고, 체중감량 등 치료목적이 아닌 미용목적으로 약물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병원으로부터 합법적으로 처방받은 것이 아니었으며, 병원 지인으로부터 약물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던 중 어느날 A씨는 다량의 술과 함께 다시마와 가리비를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었고, 반나절 후 복통을 호소했다. A씨는 응급실로 옮겨졌고, CT(컴퓨터단층촬영) 결과 소장폐색을 진단받았다. 결국 그는 복강경수술을 통해 소장 8㎝를 절제한 후 12일만에 퇴원했다.
연구진은 "GLP-1RA은 소장의 운동성을 감소시킨다"며 "특히 이번 사례같이 해조류는 거의 소화되지 않을 뿐더러 소화관에서 부풀고 덩어리를 형성해 장폐색의 잠재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진은 GLP-1RA를 처방할 때 음식을 철저히 씹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GLP-1RA의 사용은 씹고 삼키는 데 문제가 있거나 이전에 수술, 동반질환으로 연동 운동이 손상된 노인 환자에게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GLP-1RA는 미용 목적으로 부적절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유효한 적응증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이라며 "의료진 또한 장폐색 진단시 동반 질환, GLP-1RA 약물 처방이력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 당뇨병학회지'(Diabetology International) 9월 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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