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2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사람들[BOK학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통위원 7인, 다수결로 기준금리 결정…'의사록' 2주 뒤 공개

[편집자주] BOK는 한국은행(Bank of Korea)의 약자입니다. 복학생은 한국은행을 공부합니다. 한은, 경제와 관련된 내용은 무엇이든 다룹니다. 금리, 물가, 환율… 숫자가 난무하는 BOK 이슈 속에서 못다한 여러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학생의 시선에서 다양한 한은의 이야기를 함께 공부하겠습니다.

머니투데이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2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조정없이 연 3.5%인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인상한 뒤 2월부터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그리고 올해 1~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은 13회 연속 동결이다. /사진=임한별(머니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년에 8번, 한국은행은 우리경제를 뒤흔들 중요한 결정을 내립니다. 바로 기준금리 조정입니다.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에 기준이 되는 금리로 대출, 소비, 투자 등 모든 경제 주체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제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기준금리는 누가, 어떻게, 얼마나 자주 바꿀까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8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할지, 인하하거나 인상할지 결정합니다.

놀랍게도 이 결정은 단 7명의 금통위원이 다수결로 정합니다.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5명의 금통위원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은행연합회 등에서 각각 1인씩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이들은 이른바 '7인의 현자(賢者)'라고 불립니다. '현자'의 사전적 정의는 '어질고 총명(聰明)하여 성인(聖人)의 다음가는 사람'입니다. 우리 경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해야 하니 책무가 무겁습니다.

결정은 다수결로 하지만 표결에 이르는 과정은 치열합니다. 한은의 방대한 정보력과 분석 능력이 이들의 결정을 뒷받침하기 때문에 한은의 능력을 총동원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 보면 이창용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는 금통위 회의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회의 직전까지만 회의장이 언론에 공개됩니다. 회의 직전 금통위 회의실에는 긴장감이 감돕니다. 금통위원과 취재진까지 수십명이 모여있는 회의장이지만 작은 헛기침 소리가 울릴 정도로 분위기가 꽤 엄숙합니다.

그렇게 궁금했던 회의실의 속사정은 2주 뒤 남김없이 공개됩니다. 금통위 의사록은 관심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찾아볼 수 있도록 한은 홈페이지에 게재됩니다.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도 현재 한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의사록에 적힌 발언을 어떤 위원이 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의사록 발언은 '금통위원은~' 혹은 '또다른 금통위원은~' 등의 방식으로 익명 처리돼있습니다.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는 이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의사록을 실명으로 공개해야 정책 결정의 투명성이 제고된다는 취지의 지적이었습니다. 관련 법안도 발의된 상태입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등 11인은 임기가 종료된 후에는 익명 처리하지 않은 의사록 전문을 상시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한은 금통위 의사록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투명한 편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전문 대신 요약본을 공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은 1개월 정도가 지나야 공개됩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국감에서 "금통위원의 실명 공개를 하지 않는 이유는 3개월 후 경제상황이 바뀌었는데 실명에 매달려 (정책 결정을) 못 바꾸는 것을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금통위) 의사록은 다른 나라보다 빨리 공개하고 있다"라고도 했습니다.

다음 금통위 회의는 오는 28일 열립니다. 금통위가 연속으로 금리를 내릴지, 이대로 한 번 더 동결할지 또 한 번 치열한 토론이 펼쳐지겠네요. 금통위원들이 어떤 생각으로 금리를 결정했는지 궁금하다면 한국은행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가장 최근 의사록 분량은 39페이지입니다. 궁금증은 해결되겠지만 머리는 조금 아파질 수 있습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