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일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야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에서도 "야당이 돌을 던져도 맞을 각오로 와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은 내일 국회에 와서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직접 하셔야 한다. 이건 총리 대독을 시킬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 감사에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참여에 대해 "현재로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3일 오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서실장의 언급대로 아마 총리가 대독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해 대통령 시정연설 불참은 기정 사실화된 상태다.
유 전 의원은 특히 윤 대통령의 불참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결정됐다는 점을 짚으며 "어떻게 대한민국이 김여사 한 사람 때문에 블랙홀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 있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김여사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 대해서는, 그건 그것대로 빠른 시일내에 결단해서 국민 앞에 사죄하고 해법을 제시하시라"라며 "부인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대통령의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비난 받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김여사 의혹의 와중에도 해외순방은 잘도 다니면서 어떻게 이 중요한 시정연설에 용산에서 여의도까지 이 짧은 거리를 오지 않을 수 있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당이 고함을 지르고 막말을 퍼붓더라도 대통령은 끝까지 진지하게 시정연설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시정연설 직접 참여를 거듭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불참을 거듭 비판하고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취임식 날 대통령 임무를 다하겠노라 선언했던 윤 대통령은 하고 싶은 일만 골라 하려는 것인가"라며 "개원식도 오기 싫고 시정연설도 하기 싫다니 대통령 자리가 장난인가"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87년 민주화 이후 최초로 국회 개원식 불참 기록을 남기더니 이번에는 대통령 시정연설 패스"라며 "올해에는 명태균 씨 녹취가 불러온 파장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의료 대란 등의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입장을 밝혀야 할 부분도 많다", "피한다고 능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을 겨냥해 "아내 김 여사가 하라는 것 말고는 하고 싶은 일만 하려는 대통령은 자격없다", "아내를 보호하고 아내를 위하는 김 여사 남편 노릇은 집에서나 하시고 국민을 위해 자기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라"는 등 비꼬듯 지적하기도 했다.
여당은 야권의 장외투쟁 집회를 들어 방어에 나섰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 직후 관련 질문에 대해 "시정연설을 앞두고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거대야당이 장외 나가서 투쟁하는 경우는 없다"며 "(민주당이) 초유의 정치역사를 만들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봐달라"고 항변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아 2024년 10월 26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있다. ⓒ유 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