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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부끄러운 상술”... 1만5000원에 ‘공기캔’ 파는 이탈리아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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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탈리아 코모 호수의 신선한 공기를 담은 밀폐 캔.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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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인 코모 호수에서 현지의 신선한 공기를 담은 캔이 10유로(약 1만5000원)에 판매되며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등장했다.

3일(현지시각)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코모 호수의 공기를 담은 밀폐 캔이 기념품으로 출시돼 현지에서 10유로에 판매되고 있다. 400ml 용량의 이 공기캔은 코모 시내 서점과 레스토랑, 호수 주변 관광지인 메나지오와 렌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코모 호수의 푸른 전경과 모터보트가 그려진 디자인으로 10월 초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제품 정보에 따르면 대부분이 질소(78%)와 산소(21%)로 구성됐다.

이는 ‘코무니카 마케팅’이 디자인한 코모 포스터 시리즈의 후속 상품으로 수년간 뉴욕에서 판매된 통조림 공기 제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기념품을 고안한 코무니카 마케팅 측 담당자는 이 제품이 특히 미국 관광객들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가방에 넣어 쉽게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기념품을 만들고 싶었다”면서도 “캔을 개봉하면 아무래도 제품의 매력은 약간 상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공기 캔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한 주민은 안사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모의 실제 공기를 마시는 게 더 낫다”며 “단순히 캔을 사는 것으로는 같은 만족감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돈벌이를 위한 속임수가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알레산드로 라피네세 코모 시장은 이에 대해 “누군가가 우리의 공기를 조금이라도 빼앗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고 했다. 다만 온라인 판매에 대해서는 “코모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우편 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라고 했다.

롬바르디아주 지역 당국에 따르면 코모 호수는 지난해 56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이는 4년 전과 비교해 100만명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14년 배우 조지 클루니가 호숫가 빌라를 구입한 이후 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이탈리아의 주요 관광지들은 관광객 급증에 대응하는 여러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베네치아는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최대 10유로의 입장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로마는 2025년부터 트레비 분수 방문객에게 2유로(3000원)의 요금을 징수할 예정이다. 코모 호수의 벨라지오 마을은 지난 9월부터 단체 관광객 인원을 25명으로 제한하고 가이드의 확성기 사용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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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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