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윤수. 메리크리스마스·빅스톤스튜디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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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성소수자 작가 고영이 경험하는 네차례 연애 이야기를 다룬다. 배우 남윤수는 여러 남자와 연애하며 상처받고 성숙해지는 고영을 표현했다. 대중 매체에선 게이를 간드러진 콧소리의 새침한 캐릭터로 단순화할 때가 많지만, 남윤수의 연기는 틀에 갇혀 있지 않다. 친구와 함께일 때는 발랄하고, 회사에서는 무미건조하며, 연인과는 다정하다. 일상을 살아가는 여느 누구와 다르지 않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남윤수는 “(원작 소설과 드라마 각본을 집필한) 박상영 작가님을 만났을 때 제가 이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물었더니 ‘윤수씨 모습처럼만 보여주면 된다’는 답이 다였다”며 “그 얘기를 듣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입하고 내 감정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가 집중한 것은 성소수자보다 사랑 자체의 감정이다. 남윤수는 “청춘 하면 불꽃처럼 팡 터졌다가 사라지는 게 떠오르는데, 그런 사랑의 감정을 계속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소수자 배역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다”며 “연기일 뿐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오히려 이런 좋은 작품을 저한테 준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한 장면.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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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수는 작품 준비를 위해 서울 이태원 게이 클럽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는 “촬영 전 게이 클럽이나 인근 골목을 여러번 갔다. 거기서 팬이라는 사람도 만나고 아는 친구도 만났다. 실제로 게이 친구들도 만나고 그랬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이 효과가 있었는지 박상영 작가로부터 ‘명예 게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그는 “다행히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사실 ‘성소수자들이 안 좋게 생각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있었다. 최대한 과하지 않게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공개 전 동성애 혐오 민원에 몸살을 앓기도 했다. 동성 연인끼리 대화하거나 입 맞추는 장면 등이 포함된 예고편이 지난달 7일 공개됐다가 일부 사람들의 항의를 받고 12일 비공개 처리된 것이다. 반대로 응원 메시지 또한 쏟아졌다. 남윤수는 “최근 2∼3주 동안 1분에 3∼4개씩 (응원) 메시지가 왔다”며 “‘우리 일상을 보여줘서 고맙다’ ‘눈물 난다’ 같은 반응들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브라질에서 메시지가 많이 와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또 “의외로 여성분들에게서 메시지가 많이 왔다. 퀴어라는 점보다는 누군가의 10년 연애 기록을 보고 느낀 울림을 전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드라마에서 고영을 거쳐간 4명의 연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는 누구일까? 남윤수는 “(세번째로 나오는) 규호”라고 답하고는 “남규 등 여러 사랑을 경험한 뒤 성장해서 만난 사람이 규호니까, 사랑이 더 애틋하지 않겠나”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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