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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바쁘다 바빠” 美 대통령 맞이로 분주한 TSMC… 첫 해외 공장 완공식부터 추가 팹 계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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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일대에 들어서고 있는 TSMC 공장./T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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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가 미국 대선 이후 상황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대선 직후인 12월 초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세운 첫 첨단 팹(반도체 제조공장) 완공식을 성대하게 열 예정인 데다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내 추가 공장 설립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착공 4년 만인 오는 12월 애리조나 팹에서 웨이퍼를 공식 출하할 예정이다. 애리조나 팹은 TSMC가 해외에 처음 지은 첨단 공정 제조공장으로, 첫 웨이퍼 공식 출하를 기념해 TSMC는 12월 초 완공식을 준비하고 있다. 미 대선 직후인 만큼 TSMC 창업자인 모리스 창은 경영진에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고 한다. 앞서 2022년 12월 열린 이 팹의 장비 반입식에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 리사 수 AMD CEO 등이 참석했다.

TSMC는 400억달러(약 55조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에 공장 3개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내 역대 외국인 직접 투자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초대형 공장 구축 방식인 메가 팹 설계로 지어진 애리조나 팹은 각 웨이퍼 공장의 클린룸(반도체 제조시설) 면적이 일반 웨이퍼 팹보다 2배 크다. 애리조나 1공장에선 지난 9월부터 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웨이퍼를 투하해 시범 생산을 돌리고 있다. 첫 고객은 애플로, 이곳에선 월 4만장의 웨이퍼가 생산될 전망이다. 두번째 공장은 3나노로 2028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며 세번째 공장은 2나노 또는 A16 공정으로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TSMC 안팎에선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추후 미 공장 설립 계획에 변동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높다. 미국 정부는 세계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 반도체법에 따라 TSMC에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원)와 대출금 50억달러(약 7조원)등을 제공할 예정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TSMC를 겨냥해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하고, 대만에 있는 그곳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다”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해 그들이 와서 반도체 공장을 제 돈 내고 설립하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부과안과 동시에 미 제조업 부양을 위해 기업 세율을 15%로 낮추겠다고도 언급해, TSMC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계획 마련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TSMC가 대선 이후 미국 내 4~6공장 확충 계획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TSMC는 애당초 상황에 따라 애리조나 피닉스 부지에 첨단 공장을 6개까지 짓는다는 계획이었다”며 “미국 신임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TSMC의 공장 확충 계획이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TSMC가 미국에 붓고 있는 로비 규모도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 정치 자금 추적 단체인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TSMC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232만달러(약 31억8000만원)를 미국을 상대로 한 로비에 투입했다. 역대 최대 기록인 작년 3분기 누적 228만달러(약 31억2000만원)를 넘어선 액수다. 미·중 갈등과 반도체 보호무역 기조가 심화하면서 TSMC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로비 활동은 증가할 전망이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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