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세븐틴.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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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하이브 아이돌 보고서’에 언급된 아이돌 그룹 팬덤의 항의가 거세지는 가운데,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세븐틴 팬덤이 ‘안티 하이브’를 외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만 1600만장 앨범을 판 세븐틴은 하이브에서 방탄소년단(BTS) 다음으로 매출이 큰 그룹이다.
4일 현재 에스엔에스(SNS)에선 ‘#세븐틴_탈하이브’ 해시태그 운동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캐럿(세븐틴 팬덤)은 고용노동부의 하이브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 철회를 촉구하는 국회 국민청원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븐틴 탈하이브’ 해시태그 운동. 엑스 갈무리 |
이런 움직임에는 최근 추가로 공개된 하이브 내부 문건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국감에서 공개된 보고서 말고도 또 다른 보고서가 에스엔에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지고 있다. 여기엔 세븐틴에 대한 평가도 포함돼 있다. 세븐틴 멤버 승관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당신들의 아이템이 아니다. 맘대로 쓰고 누린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려 이와 관련된 심경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30대 직장인 캐럿 전아무개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동안 하이브에 쌓인 불만이 한둘이 아니었다. 아티스트에 피해가 갈까봐 참아왔는데, 이번 내부 문건이 공개되고 승관의 메시지를 보면서 팬들의 불만이 폭발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12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세븐틴 콘서트에서 조명 장치에 화재가 발생해 불똥이 떨어지고 있다. 제보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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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하이브 직원이라고 밝힌 제보자가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문건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보자는 “참다 참다 용기를 내어 올린다. (하이브가) 역바이럴(상대를 깎아 내리는 흑색선전)을 하지 않았다는 말과 다르게 많은 부분이 실제 계획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하이브는 지난달 29일 이재상 대표의 사과문 외에는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상황 이전부터 캐럿 내부에선 ‘부글부글’한 조짐이 이어져왔다. ‘팬덤을 돈벌이로만 대하고 아티스트를 혹사시킨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지난 5월엔 베스트 앨범을 무려 17만700원에 판매한다고 했다가 팬들이 너무 비싸다고 항의하자 곧바로 6만9400원으로 내린 일도 있었다. 플레디스는 “표기 오류”라며 사과했지만, 팬들은 “우리가 호구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세븐틴 콘서트에서 일어난 화재도 팬들을 자극했다. 공연 도중 무대 상단 조명 장치에 불이 붙어 20분간 공연이 중단됐는데도 기획사 쪽에서 사과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20대 여성은 “갑자기 화재가 나서 관객들이 웅성웅성했다. 그런데 공연 뒤에도 어떤 상황이었는지, 어떻게 조치했는지 전혀 공지가 없었다. 대형 사고로 이어졌으면 어쩔 뻔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특수효과 연출 과정에서 무대 상부 트러스 조명에 씌워둔 우천 대비 비닐에 작은 불씨가 튀어 화재가 발생했다”며 “당시 상황 파악 후 즉시 공연 중단 및 관객 대기를 안내했고, 빠르게 화재를 진압하고 안전한 상태를 확인한 후 공연 재개를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장에는 소방, 경찰 관계자 및 의료요원과 구급차도 대기 중이었으며, 경호와 진행요원들이 관객분들의 상태를 체크한 결과 현장에서 불편함을 호소한 관객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이브 일자리 으뜸기업 철회 국회 청원. 국회전자청원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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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럿은 고용노동부가 하이브를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한 것을 취소하라고 촉구하는 국회 국민청원에도 ‘화력’을 지원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 등을 이유로 뉴진스 팬덤 버니즈가 5만명 목표로 시작한 청원에는 닷새 만인 4일 현재 3만8천명(75%)이 동의했다. 캐럿은 이 링크를 에스엔에스에 퍼뜨리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편, 플레디스는 지난 1일 이다혜 전 대표 후임으로 김연수 부대표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급작스러운 대표 교체의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요계에선 최근 발생한 일들과 관련해 분위기 쇄신 차원의 인사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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