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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4.8경' 나랏빚, 해리스 발목?…'결전의 날' 미국인 선택에 전세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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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가부채는 100일마다 1조 달러(약 1400조원)씩 늘고 있다. 내년도 대한민국 전체 예산이 678조원 수준인데 그 두 배가 넘는다. 최근 천문학적 부채증가는 팬데믹 영향이다. 코로나19 발생 2년 만에 미국 정부는 5조 달러를 직접 시장에 풀었고 그동안 부채는 추가로 7조원이 더 늘었다. 그런 미국이 내일(현지시간 5일) 자신들을 4년 동안 이끌 47번째 새 지도자(60번째 대선)를 뽑는다. 미국을 이끌 대통령을 뽑는 거지만 결과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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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개스토니아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비전이 없고, 아이디어도 없으며, 해법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2024.11.03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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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예측 결과는 초박빙이다. 하지만 설왕설래하는 언론들과 달리 확률에 돈을 태운 도박 사이트들은 이미 7대 3의 수준으로 한쪽의 우세를 점친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을 예상하는 것이다. 부정확한 여론조사와 선거 직전까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경합주 유권자들의 속내를 보수적으로 헤아린 결과로 풀이된다.

깜깜이 선거 무대 뒤에선 자국 우선주의가 판을 친다. 이번 선거는 어쩌면 엄청난 나라 빚과 전세계 슈퍼파워로서의 미국의 부담감을 누가 더 잘 내려놓을 건가를 결정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


국가적 정치환경은 민주당에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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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내가 당선되면 나는 여러분들을 위해 할 일의 목록을 들고 들어갈 것인데, 물가 낮추기가 목록 최상위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4.11.03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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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분명한 정치적 역풍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선거 구도가 카멀라 해리스와 트럼프의 대결이기 이전에 민주당 심판론이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팬데믹 극복과정에서 민주당 정부의 결정들에 환멸과 좌절을 느끼는 미국인들이 다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 바이든 정부는 팬데믹 기간 중 마스크와 백신을 의무화했고, 학교 폐쇄를 강제했다. 흑인들이 벌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이 공권력을 흔들 때 이를 용인했고, 연 200만명 이상의 이민자들이 멕시코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어도 강하게 물리치지 않았다.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문제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수조 달러를 쓴 것도 부채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선거를 불과 석달여 남겨두고 후보를 교체했다. 팔순을 넘긴 바이든 대통령을 사퇴하게 하고 그보다 스무살 이상 어린 환갑의 부통령을 출격시켰다. 하지만 초반 컨벤션 효과는 오래가지 못하고 있다. 젊은 그에게 유리한 TV공개토론을 한차례밖에 성사시키지 못했고, 백인 부통령 러닝메이트와 시너지도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02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사전투표율의 이차 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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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사전투표율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총 투표율은 지난 2020년 팬데믹 대선 당시 수준인 66%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는 우편투표(5일까지 우체국 소인)와 현장투표로 나뉘는데 플로리다대 선거 랩에 따르면 3일 밤 기준 7800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다. 2020년 전체 투표자수 1억5800만여명 기준으로는 48% 이상이다.

민주당 성향인 워싱턴포스트(WP)는 사전투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에 투표한 유권자 비율이 62% 수준으로 트럼프(33%)를 훨씬 앞섰다고 전했다. 하지만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는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자는 37.8%, 공화당 지지자는 36.1%라고 집계했다. 사전투표를 불신하던 트럼프가 최근 유세현장에서 공화당원들의 권리행사를 독려한 것도 보수의 집결을 불러와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게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7개 경합주 부동층의 향방이다.


트럼프가 된다면, 많은 것이 바뀐다

선거 결과는 미국을 넘어 세계에 미친다. 특히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바이든 정부 정책을 상당수 뒤집고 '미국 우선주의'를 강화해 혼란을 가져올 게 뻔하다. 당장 현재의 한미동맹 기조를 유지하려는 해리스와 달리 트럼프는 방위비를 지금의 9배 수준으로 내야 한다고 하는 등 한국도 여파를 맞을 수밖에 없다.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에는 최대 1000% 관세를 언급할 만큼 무역전쟁은 트럼프 1기 때보다 범위가 넓고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EU(유럽연합)에선 트럼프 2기에 대비한 태스크포스가 구성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4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를 시작한 중국은 대선 결과를 본 후 부양책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는 다음 달 시작하려던 증산(기존 감산 단계적 축소)를 일단 한 달 미루기로 했다. 자국 내 석유 생산 의지가 강한 트럼프를 감안한 움직임이다.

미국의 국제 문제 개입을 꺼리는 트럼프의 성향상 2개의 전쟁도 변곡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재탈퇴 등 미국의 독자노선 걷기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의 국제사회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상하원 선거도 '레드웨이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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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인 최초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 앤디 김(41) 민주당 하원의원이 찬조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8.21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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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에는 대선 본투표와 함께 상·하원 선거도 실시된다. 상원 100석 가운데 이번엔 34석이 바뀌는데 현재 근소한 차로 앞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방어해야 할 의석이 많아 공화당의 탈환이 예상된다. 특히 대선 경합주인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등 경합주에서의 결과가 다수당 결정을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원은 435석 전석이 선거라는 심판을 받는다. 현재 다수당은 공화당이지만 민주당이 탈환을 노리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미시건 등 경합 지역에서의 결과가 하원 다수당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해보면 경합주 민심이 대권을 포함해 상하원의 레드웨이브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적잖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선거 이전부터 패배 시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최근 유세에서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가 부정선거에 휩싸였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지난달 31일에는 미 방송사 CBS을 상대로 당파적이고 불법적인 선거 및 유권자 간섭 행위를 저질렀다며 소송을 걸었다. 2020년 대선에서 패했던 그가 이번에도 불복을 위한 명분을 쌓는 까닭은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잠시 멈춰졌다가 다시 진행될 민형사 소송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에게 있어 이번 선거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인데 그가 불복한다면 미국은 4년 전과 같은 격랑에 다시 휩싸일 수도 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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