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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재명의 묘수?…금투세 폐지 받고 '상법 개정'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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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04.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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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입장과 더불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확대하는 상법 개정 추진 의지를 밝힌 것은 산토끼와 집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금투세 폐지를 통해 중도 외연 확장을 꾀하는 동시에 금투세 폐지에 반발하는 전통 지지층을 달래기 위한 카드로 상법 개정안을 꺼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대표의 결정이 묘수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가 외연 확장 효과로 이어질지 미지수인 데다 상법 개정 또한 여당과 재계의 반발로 무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업 경영진들을 상대로 소송이 쇄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 시행을) 강행하는 게 맞겠지만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다.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는 1500만 주식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금투세 폐지안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는 "증시가 국민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안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선 "정기국회(9월2일~12월10일) 내에 시행하겠다"고 못 박았다. 금투세에서는 한발 물러선 만큼 상법 개정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 대표가 상법 개정 추진 의지를 함께 밝힌 것은 전통적인 개혁·진보성향 지지자들을 달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 다수가 외연 확장 등을 이유로 유예·폐지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이 대표가 (폐지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고심을 거듭한 배경"이라며 "지지층까지 고려한 '조건부 폐지' 입장을 내놓은 것"이라고 했다.

상법 개정은 '회사'로 한정돼 있는 이사의 보호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물적분할·합병 등 기업의 지배구조 조정 과정에서 일반 소액주주의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진보 지지층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개정 요구가 이어져 왔다. 다만 상법 개정에 대해 여권의 반발이 강해 설령 야당 주도를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 후 부결·폐지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

재계에서도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안이 현실화할 경우 이사에 대한 주주대표 소송뿐만 아니라 배임죄 고발까지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행동주의 펀드의 기업에 대한 경영권 공격을 증가시켜 기업을 부실하게 만들고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금투세에서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한 만큼, (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 상법 개정은 명분을 얻은 것"이라며 "또한 개미투자자들(소액을 운용하는 일반 주식투자자)이 상법 개정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여당 입장에선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다른 의원은 "상법 개정은 여권 입장도 정리돼 있지 않고 재계 반발이 거세 더욱 어려운 과제"라며 "잘못하면 게(금투세)도 구럭(상법 개정)도 놓치는 게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꾸준히 금투세 폐지를 주장해왔기 때문에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로 얻는 외연 확장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상법 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어 (여당과 논의가) 쉽지만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소액주주 권한 확대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많이 제출됐는데 법안 심사 상황을 보고 내용을 종합해서 민주당 당론을 정하는 과정에 있다. 곧 당론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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