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 이미 북한군 1만1000명이 주둔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도 이를 확인하면서 북한군이 수일 내에 전투에 참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자국을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화상 연설하고 있다. /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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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저녁 연설에서 대외정보국으로부터 북한군 동향을 별도로 보고받았다며 "쿠르스크 지역에는 이미 북한군 1만1000명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군의 증가를 목격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동맹국들의 대응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북한군 병력 규모는 앞서 미국 등이 확인한 규모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미국 당국은 지난달 31일 북한군 병력 약 8000명이 쿠르스크에 집결해 우크라이나군과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은 지난 2일 우크라이나 국경에 북한군 약 7000명이 배치됐다고 발표했었다. 쿠르스크에 집결한 북한군 병력 규모가 며칠 만에 눈에 띄게 증가한 셈이다.

미국 정부도 이날 최대 1만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주 8000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갔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는 1만명에 달하는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간 것으로 평가한다"며 "수일 안에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P는 "만약 북한이 우크라이나군에 맞서 전투를 시작한다면 이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분쟁에 참여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북한은 남한과의 오랜 목표인 '화해'를 포기하면서 관계를 단절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2024.11.5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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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최 외무상을 반갑게 맞이하며 악수를 청했고 최 외무상은 푸틴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진정 어리고 따뜻하고 친근한 인사'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푸틴 대통령이 최 외무상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이날 두사람의 회동 소식을 깜짝 공개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이 이날 나눈 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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