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인앱결제 美법원 집단조정, 소비자 위한 것…대기업 나서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게임업체, 구글·애플 상대로 "수수료 과다" 집단조정 준비

대리인 이영기 변호사 "정부 차원 실태조사·법적 대응도 논의해야"

연합뉴스

핸드폰 인앱 결제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구글과 애플의 '30% 수수료' 정책에 게임사들이 침묵할수록 그 피해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겁니다"

앱 마켓 사업자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국내 게임업체를 대리해 미국 법원에 집단조정을 준비 중인 위더피플 법률사무소의 이영기 변호사는 지난 4일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중소 게임사 단체인 한국모바일게임협회는 지난달부터 국내 게임 및 앱 개발사를 대상으로 집단조정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40여개 기업이 참가 의사를 밝혔고, 그중에는 국내 대형 및 중견 게임사도 포함됐다.

구글과 애플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입점한 개발사의 앱 내에서 발생한 결제 금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징수하고 있다.

이같은 관행에도 오랫동안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을 써온 국내 게임업계가 갑자기 법정 공방에 뛰어든 계기는, 최근 미국 법원이 내린 판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는 2020년 구글과 애플의 앱 수수료 정책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작년 12월 구글의 인앱 결제 수수료 부과 정책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애플·구글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부는 배심원단 평결에 따라 지난달 7일 구글에 대해 ▲ 입점한 앱에 제3자 결제 수단을 허용할 것 ▲ 앱 개발사와 접촉해 구글의 결제 수단만을 쓰도록 합의하지 않을 것 등을 명령했다.

다만 이런 명령은 미국 내에서만 적용된다는 단서를 달아 한국 기업들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기업과 동일하게 한국 기업에도 이러한 조처를 해 달라는 것이 집단조정의 요지다.

이 변호사는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고객인 소비자 보호를 위해 집단조정에 적극 참여, 적극적인 법적 구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독점법 전문가인 이 변호사는 과거 미국 법원에서 진행된 맥도날드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 소송, 항공사의 항공화물 담합 소송 등에서 한국 소비자와 기업을 대리해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

이 변호사는 "미국의 경우 국내와 달리 기업 간 소송 제기를 거래 중단 등으로 보복하는 경우 형사처벌 및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이 된다"며 "앱 개발사가 개별적으로 협상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집단조정에 비해 불리한 조건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집단조정 참여를 독려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 반독점법 소송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된 구글의 내부 문서를 근거로 구글이 국내 일부 대형 게임사에 자사 플랫폼만을 쓰는 대가로 매출 일부를 돌려주는 일종의 '페이백'을 해줬다고도 주장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비밀 유지 의무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으나, 구글은 2019년 엔씨소프트·넷마블·컴투스·펄어비스에 우리 돈으로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대 금액을 '수익 분배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이런 금액이 최종적으로 집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4월 구글이 자사 플랫폼에 앱을 독점 출시한 게임사를 선택적으로 지원해준 것을 불공정 거래행위로 판단하고 4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참여 기업 명단을 최종 확정하고 나면 손해배상 감정인을 선임해 객관적인 손해배상액을 산출할 것"이라고 향후 절차를 밝혔다.

그러면서 "건전한 국내 앱 생태계 발전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보복행위 방지, 실태조사와 법적 대응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uju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