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한국계 앤디 김 뉴저지주 하원의원이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윤주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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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당선 인사를 하는 이 호텔은 37년 전 다섯 살에 가족과 처음 뉴저지로 이사와서 몇 주를 보낸 곳입니다. 바로 여기죠. 이 호텔은 아메리칸 드림의 중요한 이정표였습니다.”
5일 오후 9시 미국 뉴저지주 한 호텔에서 열린 연방 상원의원 당선 기념 행사에서 한국계 앤디 김(42·민주당) 뉴저지주 하원의원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그는 “구태의 시대는 끝났고 우리에게는 미래가 있다”고 했다.
이날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그는 한국계 최초로 당선됐다. 1993~1999년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을 지낸 김창준 전 의원 이후 한인 연방 하원의원은 여럿 있었지만 상원의원에 한국계가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상원의원은 관료 임명 동의, 파병, 외국과의 조약 체결 등 국가적 사안을 다루는 자리다. 앤디 김은 개표가 76% 완료된 상황에서 53.5% 득표율로 44.3%에 그친 공화당 커티스 바쇼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앤디 김은 1982년 7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대다. 시카고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라크 전문가로 2009년 9월 국무부에 들어가 2011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당시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로 일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3~2015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중동 국가 담당 보좌관을 지냈다. 시카고대 재학 시절 노숙인 인권 단체에서 활동하며 당시 주 상원의원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선거에 나선 것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이던 2018년이다. 당시 민주당 후보로 뉴저지 3선거구 연방 하원 선거에 출마한 그는 지역구 3선에 도전하는 공화당 현역 의원 톰 맥아더를 상대로 승리했다. 그를 전국적으로 알린 것은 역설적으로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이었다.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이듬해 벌인 ‘1·6 의사당 난입 사태’ 직후 폭도들이 물러난 의회에서 새벽까지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 9월 지역구 현역 상원의원이었던 밥 메넨데스의 뒤를 이어받아 이날 역사를 이뤘다.
앤디 김의 아버지는 알츠하이머 치료법을 연구한 유전공학 박사이고 어머니는 뉴저지의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소아마비를 앓았던 부친은 한국 고아원에서 자라 국비 장학생으로 미국에 왔다. 누나 모니카 김은 예일대·미시간대에서 공부한 역사학자다. 현재 매디슨 위스콘신대 교수인 그는 6·25전쟁과 미 외교정책의 변화에 대한 연구로 2022년 맥아더 펠로십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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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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