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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 춘향, 놀보가 뭉쳤네…돌아온 마당놀이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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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마당놀이 공연 장면.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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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판의 전설들이 다시 뭉쳤다. ‘마당놀이 인간문화재 3인방’으로 불리는 배우 윤문식 김종엽 김성녀에, 연출가 손진책,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 등 ‘마당놀이 제작진 3인방’이 가세한다. 오는 29일부터 두 달 동안 국립극장 하늘극장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마당놀이 모듬전’이다.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 ‘놀보가 온다’, ‘춘풍이 온다’ 등 네 편의 대표작을 엮은 일종의 ‘마당놀이 종합세트’다.



“마당놀이는 가장 한국적인 연극이에요.” 지난 5일 국립극장 간담회에서 손진책 연출은 “마당놀이란 말을 처음 만들 때부터 우리가 두 발 딛고 선 지금의 여기란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관객이 무대의 일부가 되는 관객참여형이란 점도 마당놀이의 특징이었다. “마당놀이 관객은 구경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배우들처럼 참여하러 오시는 겁니다.” 심봉사 역을 맡은 배우 윤문식은 마당놀이에서 차지하는 관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81년 극단 ‘미추’의 허생전으로 첫걸음을 뗀 마당놀이는 별주부전, 홍길동전, 춘향전, 심청전, 이춘풍전, 변강쇠전, 봉이선달전으로 판을 바꿔가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이번 공연의 출연진, 제작진 6명 모두 첫 회부터 줄곧 함께해온 사이다. 2009년으로 3000회 공연을 돌파했고, 350만명이 이들의 춤과 노래와 연기에 울고 웃었다. 국립극장 ‘마당놀이’는 이들의 무대를 계승해 2014년 ‘심청이 온다’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이어졌다. “한국 연극사에서 10년 주기로 모든 장르가 사라졌어요. 하지만, 마당놀이만은 40여년간 역사를 이어오고 있지요.” 손진책은 “우리의 토종 연극인 ‘마당놀이’의 부활을 위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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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마당놀이 모듬전’ 간담회에 참석한 출연, 제작진. 왼쪽부터 김종엽, 윤문식, 손진책 연출가, 박범훈 작곡가, 국수호 안무가.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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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이들 모두 70~80대에 이르다 보니, 마당놀이를 ‘독점’하다시피 해온 점도 의식하는 듯했다. 손진책은 “장기집권이란 얘기도 듣고 있는데 우리가 언제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이제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새로운 제작진과 배우들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문식은 “이번 공연을 끝으로 그만둘 것”이라고 했고, 김종엽도 “이번 공연이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마당놀이에서 음악과 춤을 빼놓을 수 없다. 40년 동안 음악을 만들어온 작곡가 박범훈은 “들려주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소리를 만들어야 해 다양한 음악 경험이 필요한 장르”라고 했다. 안무가 국수호도 “사면이 탁 트인 마당놀이는 사방에서 보되 한 면만 보고 있는 관객들을 고려해야 해 안무 중에서 제일 어렵다”고 했다.



이번 ‘마당놀이 모듬전’에선 ‘심청전’, ‘춘향전’, ‘흥보전’의 주인공들이 어울리고 뒤섞인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놀이에 심봉사가 끼어들고, 심봉사 앞에 놀보가 나타나는 식인데, 극작가 배삼식의 손길을 거친 현대적 각색으로 거듭난다. 김준수·유태평양·민은경·이소연·조유아 등 국립창극단 간판 소리꾼들이 출동한다. 하늘극장 무대를 뒷면까지 객석으로 꾸며 마당을 구현한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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