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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브라질 경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쿠데타 모의…룰라 취임 막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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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가운데)이 재임시절인 2022년 11월26일 리우데자네이루 헤젠지에서 열린 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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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2022년 대선 패배 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취임을 막기 위해 쿠데타를 모의했다고 브라질 경찰이 21일(현지시각) 밝혔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이날 지난해부터 이어온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성명을 내어, 수사결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을 포함한 37명이 “민주국가를 폭력적으로 전복하려고” 음모를 꾸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2022년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조율된 방식으로 움직인 범죄조직의 존재”를 확인했다며 검찰에 이들을 민주국가 전복 및 쿠데타, 범죄조직 결성 혐의로 기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브라질에선 이들의 혐의를 수사한 경찰에 이들을 기소할 권한이 없다. 이들을 법정에 세울지는 검찰이 최종 결정한다. 검찰총장이 경찰의 수사에서 이들의 혐의가 기소에 충분할 만큼 확인됐는지 살펴본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 음모는 최대 12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은 이들의 쿠데타 음모가 2022년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몇 달 전 모의됐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은 그해 10월 대선에서 룰라 현 대통령에게 진 뒤 이듬해인 2023년 1월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채 퇴임했다.



경찰은 그러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2023년 1월8일 지지자들의 폭동과 직접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진 않았다. 당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 몇천명은 브라질리아에서 대통령궁과 의회 건물, 대법원 건물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켰다가 출동한 경찰에 진압됐다.



이번에 경찰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이들은 2022년 대선 당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브라가 네투 전 국방장관과 안데르송 토헤스 전 법무장관, 바우지마르 코스타 네투 자유당 대표 등이다. 이들 중 일부는 직접 군에 쿠데타 가담을 선동했다고 브라질 경찰이 밝혔다.



앞서 19일 브라질 경찰은 2022년 12월15일 룰라 당시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직전 그를 암살하려던 음모가 있었다며 관련 혐의로 군 고위관계자 5명을 체포했다. 당시 퇴임을 앞둔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이 이 음모와 관련한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경찰 수사관들과 이들을 지휘한 대법원이 “법에서 허용하지 않은 모든 것”을 하며 “창작해낸” 사건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싸움은 검찰총장 방에서 시작할 것”이라며 맞서 대응할 뜻을 분명히 했다.



브라질 경찰은 이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 재임시절(2019~2022년) 외국 순방 귀국길에 보석류를 밀반입했다는 혐의와 미국 방문을 위해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로 조사한 뒤 검찰에 기소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 사건에 대해 아직 기소하지 않고 있다. 이번 쿠데타 음모에 대해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퇴임 뒤 처음으로 형사사건 피의자로 법정에 서게 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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