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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전공의·의대생, ‘군 입대’ 두고 온도차…내년 복귀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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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들 "'입대' 아님 '대학병원 복귀' 선택지 없어"

의대생들 "차라리 기간 짧은 '일반 사병 입대" 선호

뉴스1

3일 서울 시내 의과대학의 모습. 2024.11.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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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조유리 기자 = 의정 갈등이 9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사직 전공의, 의대 휴학생들의 군입대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내년도 입대 대상인 사직 전공의, 전공의 등은 의무장교, 공중보건의(공보의) 복무에 반감을 드러내는 한편, 의대생들은 '휴학' 대신 '일반 사병' 복무를 택하면서 군의관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병무청에 따르면 병무청은 사직 전공의, 미필 의사 등에게 지난달 31일까지 지원서를 받았다. 이후 국군방첩사령부는 약 한 달간의 신원조회를 거쳐, 내년 2월10일까지 입영대상을 확정짓고 당사자에게 통보하게 된다. 의무장교와 공보의의 입영은 내년 3월 중순이다.

통상 병무청은 의무장교를 우선적으로 충원한 후 나머지 인원을 공중보건의사로 분류한다. 공중보건의사 등의 관리규정에 따르면 전공의 과정을 장기간 이수한 사람, 의사국가시험의 전환 성적이 우수한 사람, 신체등급이 높은 사람, 생년월일이 빠른 사람 등을 우선 배정한다.

현행법상 의과대학, 치과대학 재학생 또는 졸업생 중 병역판정 검사 4급 이상인 사람은 수련병원 취업 시 의무사관후보생 신청서를 제출한다. 이 때문에 의대생, 휴학생 신분으로는 일반 병사로 군 복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턴, 전공의 신분으로 수련을 하고 있을 때는 신청서를 낸 상태이기 때문에 일반병으로 근무할 수 없다.

올해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해 대학병원이 아닌 일선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직 전공의들은 입영 대상에 포함된다. 의료계에서는 당장 내년에 군복무를 해야하는 점을 두고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지방소재 대학병원을 내과 사직한 전공의 A씨는 "필수의료를 하고 싶지 않아서 전공의를 관두었는데, 군의관으로 가게 되면 소송 등 위험 부담을 지고 또 다시 필수의료를 하게 되지 않느냐"며 "결국 정부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든 다시 필수의료를 하라고 부추기는 모양세 밖에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지방소재 대학병원을 사직한 정형외과 전공의 B씨는 "내년 3월에는 전공의 수련을 포기한 이들 중 입영 대상자가 4353명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4배나 많은 규모가 한번에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복무해야 한다"며 "문제는 이들이 내년에 한 번에 군대를 갈 수 없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대학병원에 복귀할 생각이 없는 남성 미필 의사는 '언제 끌려갈 지 모른다'는 불안한 신분으로 몇 년 간 살아야한다"며 "로컬(개원가)에서도 미필은 취업이 어려울 뿐 더러 먹고 살 길이 막막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수련특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여야의정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공보의 수급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보건소 등 의료기관에 배치된 공보의 수는 2863명이다. 2012년 4046명이었던 공보의 수는 올해 거의 절반으로 급감했다.

군의관 수도 마찬가지다. 2000년 한 해 1500명 가량 들어오던 군의관은 올해 600명 대로 절반을 밑돌았다.

다만 이들이 군의관, 공보의로 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다. 이는 내년 2월10일까지 전공의, 인턴으로 대학병원에 복귀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대학병원에 들어갈 때 의무사관후보생 서약서를 쓰기 때문에 서약서를 두 번 쓴 것으로 간주해, 우선에 지원했던 의무장교 지원은 직권으로 취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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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군인이 지나가고 있다. 2024.9.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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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의대생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이들은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후 일반 사병으로 입대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군의관·공중보건의사(공보의) 복무 기간이 38개월이나 된다는 불만에 의대생들 사이에서 비교적 복무 기간이 짧은(18개월) 현역병 선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3개 대학을 제외한 전국 37개 의대에서 1059명이 군 입대를 이유로 휴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62명과 비교해 6.5배 증가한 수치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또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자 현역 입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군 입대 계획이 있다고 밝힌 의대생 C씨는 "내년까지도 정상화가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입대 이유를 말하며 "주변 사람들도 의정 갈등이 끝나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고 입대한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의대생 D씨도 2025학년도 의대 교육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접고 내년 입대를 택했다. 그는 "7500명이 수업 받을 교실이 있을지, 교수님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다른 직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비대면진료에 관심이 있어 뜻이 맞는 친구들과 스타트업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의대생 E씨는 "의과 동아리 중 입대자가 많아져 올해 사라진 동아리도 여럿이다"고 의정 갈등 후 바뀐 현황을 전했다. C 씨는 "이번 일로 군의관과 공보의에 대한 처우, 정부 인식 수준이 처참히 드러나 현역 입대가 많아졌다고 생각한다"며 "(현역 입대가 많아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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