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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2년 만에 '환율 1400원' 악몽…달러 초강세, 금리도 발목[트럼프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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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수입물가 오르면 금리 인하 지연…내수 경제 먹구름

환율 1420~1430원 찍고 완화 예상…"통화·금융시장 변동 유의"

뉴스1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의 팜 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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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고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7개월 만에 처음 1400원을 돌파했다.

강달러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모습이다.

7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이번 미국 대선에 앞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었던 적은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남아 있던 지난 2022년 11월 7일(1401.2원)이 마지막이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미 대선 개표 이전부터 급등해 트럼프 승리 선언 직후인 6일 야간 거래 때 1400원을 돌파했다.

무려 2년 만에 환율 1400원 시대가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은 트럼프 재집권에 따라 미국 정부가 대규모 감세 정책을 시행하면서 7조5000억 달러(중위 전망) 수준의 부채를 추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트럼프 대결 상대인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늘릴 것으로 관측된 부채 규모(3.5조 달러)의 2배 이상이다.

미국은 보다 많은 규모의 국채 발행이 불가피해지고 이에 국채 금리가 상승해 달러 가치는 자연스레 강세를 보이게 된다. 지금 미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기 이전이지만, 시장은 이미 감세 공약 현실화에 따른 향후 약 10년 동안의 효과를 미리 반영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앞으로 1420~143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과 공화당 우세 속에서 달러와 금리는 단기 상방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며 "재정 우려와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금리, 환율 상승은 시장에 공식처럼 박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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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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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로 수입 물가가 오를 경우 가까스로 안정된 듯했던 국내 물가는 예기치 못하게 상방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올해 들어 주요국 중앙은행이 속속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완화 쪽으로 트는 정책 방향 전환(피벗)에 나선 가운데, 국내 물가가 뛰기 시작하면 미국보다 내수 경기가 위축된 한국 경제에 특히 곤혹스러운 일이 된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한은은 제1 설립 목표인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기준금리 인하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리면서 미국을 따라 피벗에 나섰으나, 현 기준금리(연 3.25%)는 여전히 중립금리를 웃도는 긴축적인 수준으로 내수 경기 전반에 활력을 줄 만큼 완화적이라고 할 수 없다.

게다가 트럼프 재집권으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는 한층 강화될 우려가 커졌다. 내수만 아니라 무역마저 흔들리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문 연구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한국 경제에 더 부정적"이라면서 "한국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재정이 모두 긴축 중이라 유일한 희망인 무역에서 부정적 재료가 돌출될 경우 경기 우려가 커진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도 "트럼프 1기 대비 고금리-고물가 여건에서 고강도 관세가 현실화하면 저성장-고물가 압력이 강화될 것"이라면서 "통화정책과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 영향이 한층 커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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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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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당초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인하 속도가 기대보다 느려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었다. 앞서 한은 뉴욕사무소는 "10월 중 발표된 경제 지표들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연준이 보다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 정책금리가 1.75%p 차로 역전된 이례적인 상황에서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마저 늦춰진다면 한은의 조속한 금리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금융시장이 트럼프 당선에 따른 영향을 단기간 내 한꺼번에 반영한 결과 달러가 초강세를 가리켰다고 해석했다. 즉, 달러 강세가 점차 심화하기보다는 조만간 정점을 찍고 완화하거나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시장금리 상승 압력은 과거보다 단기간 내 약화될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에 근거한 중립적 통화정책 영향력에 기반한다"고 밝혔다.

물론 신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이 통화정책에 있어 최종 금리 인하 레벨의 추가 하향보다는 유지 또는 소폭 상향 가능성을 강화시킨다"며 "내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금리 인하는 유지되겠으나 2026년 금리 인하 가능성은 약화시킬 수 있기에,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근거한 선제적인 금리 하방 압력은 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사례를 볼 때 달러는 단기적으로 주요국 통화 대비 약 3% 내외 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내년 중 금리 인하 폭과 속도의 하향 조정을 배제할 수 없지만 아직은 구체적 정책, 특히 관세 부과 범위나 크기 등을 추정하기 이르고 감세 또한 빨라야 2025년 9~12월 의회 통과가 예상돼 내년 초까지는 의미 있는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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