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7곳에서 모두 승리한 트럼프
블루월 깨지면서 트럼프 압승 길 내줘
경제 이슈·트럼프 지지세 강화 원인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당선소감을 말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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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47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텃밭인 ‘블루월’ 3곳(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까지 석권하며 백악권 입성에 성공했다.
당초 블루월 지역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우세가 전망된 곳이었다. 하지만 개표가 시작되자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백인, 고령층, 교외지역 유권자 등이 트럼프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경합주 7곳에서 승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시각 오전 9시 기준 선거인단 295명 확보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226명에 그쳤다. 미국 대선은 주별로 뽑힌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인 ‘매직넘버’을 확보하면 승리를 거두게 된다.
개표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선벨트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찍이 승리를 거뒀다. 최대 승부처로 분류됐던 펜실베이니아마저 트럼프를 선택하며 선거인단 270명 이상 확보가 유력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사실상 유력해졌다.
이후 블루월 지역으로 꼽히는 위스콘신주에서 승리 소식이 들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승리를 선언했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은 이른바 러스트벨트(rust belt·오대호 인근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위치한 북부 경합주다. 러스트벨트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으나 제조업 등이 쇠퇴하면서 공화당 지지세가 확장돼 경합주가 됐다.
여기에 선거 다음날인 이날 낮 미시간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49.7%를 득표해 승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러스트벨트이자 블루월인 지역에서 선거인단을 확보해 박빙 승부를 예고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한 곳도 건지지 못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7개 경합주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나머지 6개주를 모두 가져갔다.
2020년 대선에서는 개표 초기 트럼프가 우세했다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지는 이른바 ‘붉은 신기루(red mirage)’ 현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현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준 원인으로는 경제가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슬로건 하에 경제와 이민 문제를 선점했다. 여기에 조 바이든 정부 집권 후 물가가 급상승하면서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경제는 트럼프의 강점으로, 주식 시장이 호황이고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던 코로나19 이전의 임기가 (유권자들의) 뇌리에 있을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바이든 시절 치솟는 물가에 고통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과거 트럼프 지지층이 2020년보다 더 강하게 그를 지지한 경향도 있다. AP선거추적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대학 학위가 없는 만25세 이상 백인 64%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2016년과 비교했을 때 4%포인트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0년 대선 당시 일부 바이든 대통령 지지로 돌아선 만 65세 이상 고령층도 다시 트럼프는 지지했다. 4년 대선에서는 트럼프와 바이든 간 지지율 격차가 19%포인트였지만 올해 대선에서는 25%포인트로 벌어졌다. 반대로 해리스 부통령은 뉴욕 등과 같이 인구밀도가 높고, 고학력자가 많은 도심 지역에서만 지지를 얻었다.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의 변심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조지아주에서 흑인 남성들로부터 20% 정도의 지지를 받았다. 4년 전 조지아에서 11%, 노스캐롤라이나에서 7%의 흑인 남성 표만 얻었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선거 승리에 흑인 남성들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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