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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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6일, 외신들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대선 패배 요인으로 작용한 5가지 결정적인 순간을 선정했다.
세 가지는 해리스 부통령 본인의 과오가, 나머지 두 번은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원인 제공자로 지목됐다.
첫 번째로는 지난달 초 미국 ABC 방송 인기 토크쇼 '더 뷰'에서 진행된 해리스의 인터뷰가 꼽혔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바이든 대통령과 어떻게 달랐나'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며 "다만 영향력 있었던 결정들 대부분에 참여했다"고 답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일원이 아닌 차기 대선 후보로서 차별화나 자신만의 정책적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리스는 인터뷰 내내 바이든과의 차이점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로 인해 트럼프 측이 바이든 리더십 아래에서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해도 해리스가 자신을 변화를 위한 대안으로 자신있게 내세우기 힘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실수는 '워드 샐러드'(word salad·횡설수설)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동안 어렵고 민감한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거나 횡설수설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9월 대선 후보로서 치른 첫 단독 인터뷰에서도 약점을 감추지 못했는데, '대통령이 되면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 것이냐'는 질문에 자신의 양육 스토리를 4분가량 늘어놓으며 동문서답한 바 있다.
세 번째로 가자지구 전쟁도 패인으로 지목됐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살상과 열악한 환경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처한 곤경에는 공감했지만,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함으로써 젊은 세대와 아랍계 미국인들의 표심이 떠나 결국 해리스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직접 지명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시도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도시 샌프란시스코의 진보인사' 이미지가 강한 해리스에게는 이를 중화하고 보완해줄 러닝메이트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 민주당 고위 당직자인 린디 리는 폭스뉴스에 조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 같은 중도적 인물이 부통령 후보로 적절했을 텐데 해리스가 오히려 더 '왼쪽'에 있는 월즈 주지사를 택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월즈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스스로를 '얼간이'로 지칭하거나, 1989년 천안문 시위 당시 중국에 있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준비된 후보의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마지막 결정타가 된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막판 유세 당시 트럼프의 지지자들을 향해 "트럼프 지지자는 쓰레기"라고 한 발언이 큰 악재로 평가됐다.
과거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참한 사람들로 가득 찬 바구니"로 묘사했다가 역풍을 맞은 것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막판 반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막판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을 부각하서 '여러분은 쓰레기가 아니다'라며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해리스의 진화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분석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좀 더 일찍 대선후보에서 사퇴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를 쏟아붓고도 패배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데 대해 외신들은 이렇게 다양한 실책들이 해리스의 초반 상승세를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이정민 기자(seli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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