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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윤석열 아내ㆍ장모 논란

윤석열 대통령 “아내 조언, 국정농단은 아냐… 없는 것까지 만들어 악마화” [尹대통령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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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 관련 각종 의혹

“매사에 더 신중하게 처신했어야

명태균과는 몇 차례 일상적 대화

국민이 싫다면 대외활동 안 해야

국익 관련 아니면 앞으로도 중단”

尹 부부 전화번호 조만간 변경도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관한 질문에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해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에게 욕 안 먹기를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한다면 그건 국어사전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육영수 여사께서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고 하는데 대통령 아내로서의 조언 같은 것들을 국정농단화 시키는 것은 우리 정치 문화상이나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세계일보

뜨거운 질문 공세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이 열린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취재진이 질문권을 받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윤 대통령 임기 반환점(10일)을 앞두고 진행된 이날 담화·기자회견은 오전 10시부터 140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준비한 대국민 담화문을 약 15분간 읽은 후 26개의 취재진 질문에 답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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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가 검찰총장 할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하는 거지만 저희 집사람(김 여사)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켰다”며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상당수가 사실이 아니며 공격의 일환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가릴 건 명확하게 가려야 하고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건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앞으로의 처신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대외활동이야 이제 제2부속실을 통해 하면 되고 어떤 면에서 보면 (김 여사가) 순진한 면도 있다”며 “제 아내라고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우리가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잘잘못을 엄정히 가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이 지쳐 잠든 사이에 김 여사가 자신을 대신해 휴대폰으로 문자에 답을 하고 있었던 일화를 밝히며 “조금이라도 누구에게 도움을 받으면 말 한마디라도 인연을 딱 못 끊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야 되는 그런 걸(성향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무분별하게 이런 것이 언론에 이렇게까지 이럴 거라고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은데 제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김건희 특별법’과 관련해서는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특검을 하느냐 마느냐를 국회가 결정해서 국회가 사실상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 그건 명백히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삼권분립 체계에 위반되는 것”이라며 “어떤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발동할 것이며 어떤 검사에게 사건을 배당할 것이냐 하는 것은 헌법의 기본 삼권분립의 본질인 행정권의 고유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 모터스 사건’에 대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백 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해 수사를 진행해왔다고 말하면서 다시 방대한 규모의 수사팀을 꾸려 수사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통상 수사나 검찰 업무에 대해서도 한 번 털고 간 것에 대해서는 사실상 ‘일사부재리’를 적용하고 그것(수사)을 반복하지 않는다. 이런 걸 갖고 특검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인권유린”이라고 말한 뒤 “아내에 대한 사랑과 변호 차원의 문제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가 명태균씨와 수시로 연락했다는 의혹에 관해선 “(연락한 게) 몇 차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자주 소통하던 사이는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는 없는 거라 물어봤다”며 “제 아내는 어쨌든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취임하고 하면 이전하고는 소통 방식이나 이런 게 달라져야 한다고 얘기하니까 본인도 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하더라. 이 자리에서 공개하긴 좀 그런데, 일상적인 게 많았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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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활동 중단 요구와 관련해서는 “사실상 중단해왔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대외활동은 국민이 다 보시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이 좋아하시면 하고 국민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여론을 충분히 감안하고 그렇게 해서 외교 관례상·국익활동상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저와 제 참모들이 판단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관련된 다른 질문에서도 ‘활동 자제’라는 언급이 나오자 “자제가 아니라 대통령인 저나 제 핵심참모들이 판단할 때 국익이라든지 이런 것과 관련해서 꼭 해야 한다는 게 아닌 것은 사실상 중단해왔고 앞으로도 중단할 것이란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이후 김 여사가 조만간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고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해외순방에 불참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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