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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고독사, 그게 가장 큰 두려움” 기초수급자 된 7080 은막의 스타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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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은막의 스타이자 ‘젖소부인’ 제작자로 전성기를 보냈던 한지일. 사진 ㅣMBN


국내에서 한해 3600여명이 ‘나 홀로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은막의 스타이자 ‘젖소부인’ 제작자로 전성기를 보냈던 한지일(76)도 고독사를 두려워했다.

지난 7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한지일은 100억 재산을 잃고 기초생활수급자로 11평 남짓한 임대 아파트에서 생활 중인 근황을 공개했다.

1970~1980년대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이자 영화 ‘바람아 구름아’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에 출연한 그는 제작한 영화만 300여편에 이른다. 특히 ‘젖소부인’ 시리즈 등 성인 영화 제작자로서 승승장구해 100억원대 자산가가 됐으나 사업 확대와 과잉 투자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파산 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웨이터 생활을 하기도 한 그는 “나무 베는 일, 블라인드 청소, 화장품 회사 등 안 해본 일이 없다”며 “27가지 직업을 거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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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80년대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이자 영화 ‘바람아 구름아’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에 출연한 그는 제작한 영화만 300여편에 이른다. 사진 ㅣ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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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일은 이날 “톱스타가 땅에 팍 떨어지면 얼마나 괴로운 줄 아냐. 스타들이 자꾸 죽는 이유가 뭔지 아냐”고 고충을 털어놓으며 “인생 파장이 심했다. 아버지를 모른 채 태어났지만 어머니와 이모의 보살핌 속에서 금수저로 살았다. 미국에서 어려운 생활도 하다가 고국에서 부귀영화도 누려봤고 바닥도 쳤다”고 파란만장했던 지난 날들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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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조그만 집에서 고독사해서 발견을 못 했을 때 그게 가장 두려움”이라고 털어놓은 한지일. 사진 ㅣ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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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일용직을 전전하다 거동이 불편해졌다는 그는 “며칠 자고 나면 돌아가셨다는 소식만 들어온다”며 휴대폰 벨소리를 두려워했다. 지난 달 25일 갑작스레 별세한 고(故) 배우 김수미의 빈소를 찾기도 한 그는 “저도 이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가 이 조그만 집에서 고독사해서 발견을 못 했을 때 그게 가장 두려움”이라고 털어놨다.

고독사는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생활하다 자살이나 질병으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다. 올해 10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엔 3661명, 2022년 3559명, 2021년엔 3378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외신도 ‘한국의 고독한 죽음’에 대해 집중 조명한 바 있다. CNN은 지난 달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은 이를 막기 위해 3억2700만 달러(약 4511억)를 지출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CNN은 “매년 수천 명의 한국인(대부분 중년 남성)이 가족과 친구들과 단절된 채 조용히 홀로 사망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리기도 한다”며 “한국어로 ‘고독사’로 알려진 한국의 ‘고독한 죽음’이다. 이는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더 큰 문제의 일부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에 맞서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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