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8 (금)

이슈 검찰과 법무부

檢출석한 명태균 "돈 흐름 보면 금방 해결"…모교 후배들 "부끄럽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명태균씨가 8일 경남 창원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명 “경솔한 언행 죄송”…공천 대가성엔 “이 한마디만”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정치브로커 명태균(54)씨는 8일 오전 9시40분쯤 창원지검에 출석했다. 명씨는 검찰청사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국민 여러분께 저의 경솔한 언행으로, 제가 민망하고 부끄럽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지팡이를 짚고 변호인과 함께 나타난 명씨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마지막 통화는 언제인지’, ‘김건희 여사와 어떻게 알게 됐는지’, ‘윤 대통령 부부 음성 담긴 녹음을 가지고 왔는지’ 등 여러 질문에 명씨는 “아마 검찰 조사에서 질문하지 않겠냐”며 “조사 다 받고 제 의견을 말하겠다”고 했다. 추가 폭로와 관련해서도 “저는 폭로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명씨는 ‘김영선(64ㆍ국민의힘) 전 의원 공천 대가로 돈을 받았는지’ 묻자 “이거 한 마디만 (하겠다)”며 “이 사건은 돈의 흐름만 파악하면 금방 해결된다. 저는 단돈 1원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명씨가 검찰 청사에 들어간 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황앤씨 김소연 변호사는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간 녹음 파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니 기대하지 말아 주길 바란다”고 했다.

중앙일보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 출석한 명태균 씨와 동행한 명 씨 변호인인 김소연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①명, 대통령한테 김영선 추천?…“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일”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재·보궐선거 대통령 공천 개입 물증’이라며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씨 간 육성 녹음과 관련, 김 변호사는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식사도 하고 전화도 주고받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명씨같은) 일반 국민이 우리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에 일꾼으로 열심히 일할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하는 건,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아무 직함도 없는 일반 국민이 하는 말을 경청하고 귀담아 들어주신 대통령님과 김건희 여사님이 참 훌륭한 분이라고 명씨는 말했다”며 “(윤 대통령 부부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않고, 일반 국민 말을 귀담아들은 건 ‘미담’”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 공천과 무관한지 아닌지는 검찰이 밝힐 일”이라며“(명씨의) 그런 역할이 실제 입김으로 작용했는지를 알려면 당시 공천관리위원회, 당대표 이준석, 그리고 대통령님도 다 조사해야죠”라고 했다.

중앙일보

창원대학교 이주화(20학번) 학생이 8일 창원지검 청사 앞에서 모교 선배인 명태균씨를 향한 ″선배님 부끄럽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안대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②돈은 공천 대가였나?…“강씨가 모든 돈 관리를 해”



검찰은 명씨가 재·보궐선거(2022년 6월) 때 당선된 김 전 의원으로부터 25차례에 걸쳐 받은 9000여만원이 ‘공천 대가성이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돈을 명씨한테 전달했다는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 강혜경(47)씨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천 대가”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명씨가 지난 대선(2022년 3월) 때 윤 대통령에게 3억7000여만원 상당의 ‘맞춤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단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여론조사를 진행한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부소장으로도 일한 강씨는 여론조사 비용 중 일부를 대구·경북 지역 정치인 2명한테 받아왔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지방선거(2022년 6월) 앞둔 이들 지역 정치인 2명이 미래한국연구소에 준 총 2억4000만원(1억2000만원씩)이 ‘공천 관련’으로 준 것인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에 김 변호사는 “강씨가 미래한국연구소 계좌, 본인 계좌, 김 전 의원 정치자금 계좌 통장을 전부 들고 수시로 입출금하면서 현금을 빼고 ‘갖고 왔다 갔다 하면서 모든 돈 관리를 했다”며 “명씨도 얘기했지만, 이 사건은 자금 흐름만 추적하면 더 조사할 필요도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명태균 선배님 부끄럽습니다”…모교 후배들 피켓 시위



명씨 검찰 출석 사실이 알려진 창원지검 앞에는 명씨를 규탄하는 시민도 모였다. 명씨 모교인 창원대학교 이주화(20학번) 학생 등 4명은 “창원대 명태균 선배님 부끄럽습니다! 윤·건희 국정농단 규탄한다”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 학생은 “어떻게 그러실 수 있습니까!” “창원대학교 수치입니다!”라고 외쳤다.

명씨는 2011년 국립창원대에 입학해서 2015년 졸업했다. 대학본부 1층 후원자 명단에 명씨 이름도 기재돼 있다고 한다. 한 시민단체 회원은 “명태균 진실을 밝혀라” “거짓말하지 마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검찰의 명씨 조사는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 2월에는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서 수사관들이 명씨를 조사했다. 검찰은 최근 늑장 수사 지적이 일자 수사 검사를 5명에서 11명으로 늘렸다. 검찰은 명씨를 소환하기에 앞서 김 전 의원과 회계책임자 강씨와 미래한국연구소 법인등기상 대표 김모(60)씨 등 핵심 피의자를 여러 차례 불러 조사했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