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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윤석열에게 실망과 공포…참담하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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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퇴진운동본부)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1차 총궐기)를 열어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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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은 못 참겠다. 윤석열 정권 몰아내자!” “대통령 자격 없다. 윤석열은 물러나라!”



서울 숭례문부터 시청역까지 세종대로 차로와 인도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퇴진’ 외침이 주말 서울 도심에 울려 퍼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과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대한 실망감, 그간 억눌린 사회적 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 등 시민들이 저마다 구호에 담은 의미는 다양했다.



민주노총, 전국민중행동 등이 참여하는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퇴진운동본부)는 지난 9일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총궐기)를 열어 정부 비판과 퇴진 요구를 본격화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저녁 7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2차 국민 행동의 날’을 열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수용 요구를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는 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과 당원 참여가 집중됐는데, 일반 시민 참여도 적지 않았다.



집회에 나온 시민들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서 느낀 실망감을 전했다. 주부 신은숙(68)씨는 “담화를 보니까 꼭 나와야겠다 싶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더니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감싸는 태도로만 일관했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처음 참여한다는 하강산(23)씨는 “명태균 게이트 때문에 화가 나서 나왔다. 국정농단, 김건희 공천개입, 채상병 수사 외압 해명이 필요한데 무제한으로 한다고 해놓고 2시간만 했다. 대국민담화에 대해선 솔직히 말해서 욕 아니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부인과 함께 인천에서 왔다는 이계성(59)씨는 “공정을 말하던 대통령이 가족을 위해서만 권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이번 담화에서도 확인했다”며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졌고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경기 고양에서 온 백승헌(61)씨는 “국민 대다수가 요구하고 있는 특검을 위헌이라고 한 대통령 발언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국민을 어리석은 바보로 여기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및 교육·노동 정책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주부 백옥경(56)씨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끌어들이는 걸 보며 공포심을 느꼈다. 나서지 않으면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모를 것 같았다”고 말했다. 부인과 4살, 6살 아이까지 온 가족이 함께 집회 현장을 찾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유홍선(46)씨는 “노동자 탄압이 거세진 분위기가 특히 체감된다. 올해 처음으로 울산의 현대차 외주 업체들 임금단체협약이 전혀 체결되지 않아 갈등이 크다”고 전했다.



아이 엄마인 이찬미(39)씨는 “5년짜리 공무원이 백년대계 교육을 마음대로 손대고 있다. 아이들이 그런 세상에 살아야 한다니 참담하다”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시민들은 도대체 이 나라의 대통령이 김건희인지 명태균인지를 묻고 있다”고 외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국가권력의 원천은 국민인 만큼 위임된 권력을 갖고 있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각각 퇴진운동본부는 10만명, 민주당은 20만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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