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자녀의 친구를 국가대표선수촌 직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자격 요건을 바꾸는 등 각종 비위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된다.

10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이 회장 등 체육회 간부와 직원 8명에 대한 비위 혐의를 발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 이 회장의 부적절한 언행, 업무추진비 부적정 집행 등 규정 위반 정황에 대해선 관련자 11명을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통보하기로 했다. 이번에 점검단이 적발한 비위 혐의는 업무방해, 금품 등 수수, 횡령, 배임 등이다.

이 회장은 선수촌 직원 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를 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점검단에 따르면 그는 자녀의 대학 친구 A씨를 채용하기 위해 선수촌 훈련 관리 담당자의 자격 요건을 없앴다. 이 직위는 국가대표 경력과 2급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이 필요했지만, 이 회장은 담당자들에게 해당 직위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라고 수차례 지시했다.

2022년 6월엔 요건 완화 시 연봉 하향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묵살했고, 7월엔 이에 반대하는 채용 부서장을 교체했다. 결국 같은 해 8월 모든 요건이 삭제된 채 채용 공고가 이뤄졌고 A씨가 채용됐다. 이 과정에서 면접위원인 선수촌 고위 간부는 이 회장에게서 A씨의 이력서를 전달받아 최고 점수를 부여했다.

또한 선수촌 고위 간부 B씨는 이 회장 승인을 받아 특정 스포츠 종목 단체 회장 C씨에게 선수 제공용 보양식과 경기복 구입 비용을 대납할 것을 요청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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