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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해도 정 많던 아빠”…금성호 사망자 유족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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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0일 제주항 7부두에서 ‘135금성호 ’침몰사고 실종자 한국인 선원 A씨(64)의 시신이 장례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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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실종자 14명의 큰 인명피해가 난 135금성호(129t)의 침몰 원인이 ‘과다 어획’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배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 제주 비양도 앞바다에서 고등어를 잡다가 침몰했다.

10일 제주해경은 “구조자들이 공통으로 사고 당시 3~5회 작업할 양을 어획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대철 제주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금성호가 그물이 묶여 있던 선체의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 과정에 이 부분이 영향을 줬는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해경에 따르면 선단은 보통 본선 1척과 등선 2척, 운반선 3척 등 6척으로 구성된다. 본선이 그물을 조여 어획물을 가두면, 운반선이 다가가 물고기를 옮긴다. 금성호는 선단의 본선이었다. 첫 운반선이 어획물 200톤가량을 싣고 떠난 뒤, 두 번째 운반선이 다가오는 과정에서 복원력을 잃고 전복했다. 해경은 선체를 인양한 뒤엔 배의 구조적 결함 여부도 따져볼 계획이다.

실종자 수색은 이날도 계속됐다. 금성호에는 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등 27명이 승선했다. 선단 어선이 15명(한국인 6명, 인도네시아인 9명)을 구했지만 한국인 2명은 사망했다. 실종 12명 중 한국인 1명은 9일 숨진 채 발견됐다. 해군 광양함의 원격조종 수중로봇(ROV)은 오후 9시쯤 금성호 선체 주변(한림항 북서쪽 약 24㎞ 해상) 수심 92m 바닥에서 시신 1구를 발견, 수습했다. 신원 조사 결과 금성호의 한국인 선원 이모(64)씨로 확인됐다.

한편, 사망 선원 빈소마다 유족의 사연들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기관원 한모(58)씨 빈소인 경남 통영 숭례관 장례식장에서 만난 한씨 부인 박모씨는 항암 치료 중이어서 검은 두건을 쓰고 있었다. 한씨는 한 달에 25일 정도 작업을 나가고 5일간 집에서 쉬었다. 과묵한 성격 탓에 평소 가족과 함께 어울리지 못한 점을 유족은 안타까워했다. 한씨 막내아들(23)은 “평소 만나면 무뚝뚝하셔도 바다에 나가면 자주 전화해 애정 표현도 하셨다”고 말했다. 기관장 주모(58)씨 빈소는 거제 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두 사람 발인식은 11일 오전 열린다. 실종됐다가 발견된 이씨 빈소는 10일 부산 고신대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거제·통영=위성욱 기자, 제주=최충일·황희규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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