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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트럼프 TSMC 때리기’ 우려에 대만 정부 나서… “해외선 최첨단 2나노 칩 제조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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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일대에 짓고 있는 TSMC 팹들./T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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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미국 내 설비 투자를 결정한 반도체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를 둔 대만은 정부가 나서서 자국 핵심 기술 보호를 강조했다.

11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 장관은 지난 9일 열린 입법원 경제위원회 회의에서 “대만에는 자국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있어 TSMC는 현재 해외에서 2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칩을 제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TSMC가 해외에서 2나노 칩을 제조할 계획이 있지만, 핵심 기술은 대만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대만은 현지 반도체 기업이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경우 자국보다 최소 한 세대 뒤처진 칩을 생산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650억달러(약 91조원)를 투자해 미 애리조나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 3개를 짓기로 한 TSMC의 공정 로드맵도 이를 따르고 있다. 대만 공장에선 내년부터 2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다음 달부터 웨이퍼를 공식 출하하기 시작하는 애리조나 1공장은 4나노 공정을 사용한다. 두번째 공장은 2028년부터 3나노로 가동하며 세번째 공장은 2나노 또는 A16(1.6나노)공정이지만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궈즈후이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TSMC 미 애리조나 공장의 첨단 칩 제조 로드맵을 앞당기려할 것이라는 현지의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 나왔다. 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에서 첨단 반도체가 최대한 빠르게 생산될 수 있도록 기업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TSMC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임기 내에 반도체법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원)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향후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공장 가동과 관련해 추가 요구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전에 열리는 이 공장의 완공식에 참석할 전망이다. 대만 매체 자유시보에 따르면 내달 6일로 예상되는 애리조나 1공장 완공식에 트럼프 당선인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모리스 창 TSMC 창업자, 웨이저자 TSMC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법과 관세 부과와 관련해 언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까지 TSMC는 미국 투자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TSMC 측은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미국에 대한 투자 계획은 그대로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만 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이자 TSMC 수석 부사장인 클리프 호우도 지난주 “미국의 정치적 상황 변화가 양국 관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약간의 조정이 필요할 순 있지만, 기본적인 파트너십은 안정적이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연구개발(R&D)과 핵심 장비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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